양적 성장의 중단과 사회적 공신력 상실.한국 개신교가 처한 위기 상황의 두 측면이다. 원로 종교사회학자인 이원규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가 한국 교회가 처한 위기 상황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 책 두 권을 동시에 펴냈다.

비판이나 비관적 전망에 그치지 않고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의 희망이 돼야 한다며 펴낸 《힘내라,한국교회》(동연)와 《한국교회의 위기와 희망》(도서출판 kmc)이다.

이 교수는 두 책에서 한국 개신교 위기의 원인을 크게 둘로 압축한다. 하나는 유럽이나 미국 개신교가 그랬던 것처럼 경제 수준이 향상되면서 자연스럽게 종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이고,또 하나는 교회와 교인의 교회다움과 교인다움 상실이다.

따라서 교회의 위기를 타개하려면 교회가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해 영성,도덕성,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 변동이라는 외적 변수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교회 안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특히 종교 성장의 주 요인은 열성적인 신앙이라는 내적 요인이 아니라 사회적 평판과 신뢰라는 종교외적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개신교인은 감소한 데 비해 천주교인은 7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점이 이를 말해준다. 종교적 열성보다 구체적인 삶의 모습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과 희망적 요소도 제시한다.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믿고 실천하는 교인들은 한국 개신교의 강점이다. 유럽의 경우 자칭 신자가 80~90%에 달하지만 매주 교회에 출석하는 비율은 16%,독일은 21%에 불과하다. 미국도 42%에 그치지만 한국 교인들의 출석률은 71%나 된다.

종교가 생활에서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프랑스 22%,독일 15%,영국 33%인 데 비해 한국은 89%에 달한다. 이처럼 적극적인 종교 성향을 살리면서 영성과 도덕성,공동체성이라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면 미래는 희망적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미국의 주류 전통교회가 쇠퇴하는 가운데서도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빈야드교회,호프교회 등 독립교회들이 좋은 본보기다. 미국 독립교회들은 종교적 회심과 경험을 중시하고 사랑을 적극 실천하며 친밀한 관계 형성,교회 내 권위주의 배격 등을 통해 전통교회가 상실한 성스러움을 회복했다. 따라서 한국 개신교의 잠재력을 선교에 투자하되 갈등 아닌 조화,분쟁 아닌 평화,시혜 아닌 섬김,지배 아닌 나눔,강제 아닌 돌봄을 가져올 수 있는 길을 고민해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아울러 저출산,자살,사형제도,장례제도 등 사회 전반의 문제들에 대해서도 교회가 먼저 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한국교회의 위기와 희망》이 논문 형식에 가까운 데 비해 《힘내라,한국교회》는 누구나 읽기에 편하도록 평이하게 썼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