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5만원,주말 6만원.'

경기도 파주 법원읍 갈곡리에 있는 대중(퍼블릭)골프장 파주CC(18홀)가 지난 15일 시범라운드를 시작하면서 책정한 골프장 이용료(그린피)다. 파주CC는 영동고속도로 여주IC 인근에 있는 남여주GC(18홀)와 함께 정부가 골프 대중화를 위해 건립한 골프장인 데다 이용료가 주변 골프장보다 50%가량 저렴해 회원권이 없는 골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주CC와 남여주GC는 사업계획서 수립,잉여금 처분계획,이용료 책정 등 주요 정책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980년대 후반 골프장 건설 붐이 한창일 때 회원제 골프장은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규모가 18홀이면 대중 골프장 6홀을,27홀이면 9홀을 병설해야 했다. 골프 대중화를 위한 장치로 신설 회원제 골프장에 대중 골프장 건립을 의무화한 것.다만 공사비용과 부지 마련이 쉽지 않은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서는 대중 골프장을 직접 조성하는 대신 홀당 5억원을 예치할 수 있도록 했고,이 기금으로 조성한 게 2000년 6월 문을 연 남여주GC와 파주CC다. 두 골프장의 주주는 예치금을 낸 10여개 골프장이지만 대표 선임 등 주요 경영현황에 문화부의 영향이 적지 않다.

내년 3월께 공식 개장할 예정인 파주CC는 대표 전화(031-959-9999)와 이르면 이번 주말 여는 홈페이지(www.pajucc.co.kr)를 통해 시범 라운드 신청을 받는다. 마무리 공사 단계인 클럽하우스 이용에 일부 제약이 있고,식사 메뉴도 제한적이어서 그린피를 싸게 정했다. 40여명의 캐디를 확보한 것도 시범 라운드를 서두른 이유다.

파주CC는 개장 후 '주중 9만원,주말 12만원'인 남여주GC와 같은 수준의 그린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중 정상 그린피(겨울 할인 등 제외)가 19만9000원,주말이 23만9000원인 대중 골프장 스카이72GC(하늘코스 기준)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이처럼 그린피를 낮게 책정할 수 있는 이유는 골프장 부지를 싸게 매입한 데다 클럽하우스 및 부대시설도 저렴하게 꾸몄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원제나 기존 대중 골프장에 비해 투자금 회수 부담이 없는 것도 가격 인하 요인이다. 벌써부터 스카이72,베어크리크,아리지,소피아그린CC 같은 대중 골프장은 물론 인접한 서원밸리,송추CC 등 회원제 골프장도 잔뜩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파주CC가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인 남여주GC와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남여주GC는 성수기에 온라인 회원들의 주중 예약 경쟁률이 평균 50 대 1을 웃돌며,예약 신청도 매월 주중 · 주말 1회씩만 가능하다. 주말이면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예약 러시로 온라인 일반회원의 몫이 적은 편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파주CC는 누구나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온라인 사전 예약제로 신청받을 것"이라며 "그린피는 남여주GC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