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7일부터 판매되는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드로이드'에 내비게이션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구글이 조만간 드로이드 등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에 무료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휴대폰만 있으면 내비게이션 없이도 길 찾기 등이 가능해진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사진)을 통해 유료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5일 블로그에 드로이드에서 인터넷 지도 서비스인 구글맵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시연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길 · 주소 찾기를 비롯해 음성지도 검색,실시간 교통량 확인 등 내비게이션이 제공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 최대 내비게이션업체인 가민의 주가는 16.4% 떨어졌다. 2위 업체 톰톰의 주가도 20.84% 급락했다.

찰스 고빈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내비게이션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겠지만 수요가 크게 줄어 2013년 이후엔 스마트폰을 이용한 내비게이션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비게이션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가민과 톰톰은 각각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또 이용자 특성에 맞춰 해당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특화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컴퓨터잡지인 PC월드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커시는 "매일 이용하는 휴대폰에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차량에 전용 장치를 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내비게이션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은 데다 업체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