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손목시계,최초의 방수시계,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시계,에베레스트를 오른 최초의 시계….'

대중들에게 왕관 마크의 '롤렉스'는 '금딱지 고급시계''부자들의 사치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시계 마니아들은 이같이 다양한 수식어를 붙인다.

롤렉스가 지난달 28일~이달 3일 중국 베이징 파이낸셜스트리트의 컨퍼런스센터에서 '롤렉스의 재발견'을 겨냥한 대규모 전시회를 열었다. 롤렉스의 100여년 역사에서 스위스 바젤시계박람회(매년 3~4월)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전시회를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급성장하는 아시아시장을 겨냥해 한국을 비롯,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8개국 리테일러(롤렉스 대리점주)들을 초청했다. 거대한 왕관 모양의 전시관 내부를 최첨단 터치스크린과 330도 입체 영상 스크린으로 꾸며 롤렉스의 역사와 제품은 물론 사회공헌활동까지 한눈에 펼쳐 보였다.

롤렉스는 1905년 독일 출신의 한스 빌스도르프에 의해 탄생한 스위스 정통 시계 브랜드다. '마케팅의 귀재'인 그는 다양한 '세계 최초' 이벤트로 제품력을 인정받으면서 세계 1위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1927년 도버해협을 수영으로 횡단한 최초의 여성인 메르세데스 글릿즈의 손목에 '롤렉스 오이스터'를 채워 영국 일간지 1면을 장식했다. 이어 롤렉스는 1953년 힐러리 경이 에베레스트를 최초 등정할 때나,1960년 자크 피카드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탐험을 할 때도 함께하며 '정확한 시계'로 명성을 얻었다.

'영원함(timelessness)'은 롤렉스가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이다. 앤드루 헨 롤렉스홍콩 브랜드매니저는 "1926년 굴껍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롤렉스의 베스트 모델 '오이스터'는 최초의 제품과 올해 모델이 거의 비슷하다"며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선사하는 게 롤렉스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전시회에선 클래식 시계인 '데이저스트'부터 전문가용인 '딥씨''요트 마스터''밀가우스' 등 스위스에서 공수해온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됐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7억원 상당의 'GMT 마스터 아이스'.3000여개의 다이아몬드로 스트랩의 얇은 측면까지 촘촘히 장식한 보석시계로,롤렉스에서 가장 비싼 제품이다.

베이징=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