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이 모두 당신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을 시장에 빨리 내놓는 것보다 더 좋은 사업 모델을 갖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기업 내외의 아이디어들을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가 성공한다. 당신 기업의 지식재산권으로 수익을 얻는 것 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획득하고 활용하라.연구 개발의 역할을 기존의 지식 창출에서 지식 중개로까지 넓혀라.'

《오픈 이노베이션》의 저자 헨리 체스브로의 말이다. 그는 제품과 서비스의 기술을 수익으로 전환할 알맞은 사업 모델이 없으면 기술혁신은 의미가 없다면서 이젠 '열린 기술혁신(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부를 창출하라고 강조한다.

과거엔 회사 내 연구개발부서의 '닫힌 기술혁신'이 중요했지만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수많은 정보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전략적 혁신 패러다임인 '열린 기술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현재의 사업을 새롭게 개선하고 신사업 영역을 개척할 수도 있다. 혁신적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지식이 풍부한 요즘이 가장 좋은 기회다. '

그는 생활용품 기업 P&G가 1999년부터 기존의 연구개발 개념을 넘어 연결개발(Connect & Develope) 전략을 채택한 뒤 기업 외부 자원과 연계하면서 획기적인 경영 성과를 이룬 과정과 인텔,IBM,제록스 등의 사례를 보여주며 오픈 이노베이션이야말로 초일류 기업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2020년 매출 4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20'의 핵심 전략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채택한 것도 마찬가지.국제표준에 맞는 상품개발이나 국내 고객사나 해외 기업들과의 글로벌 협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열린 기술혁신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렇다면 열린 기술혁신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방법은 무엇인가. 그는 '죽었다 깨어나는' 경험을 해야 했던 IBM의 사례와 애초부터 닫힌 기술혁신을 멀리하고 외부 기술을 적극 차용하며 벤처 캐피털을 활용한 인텔,'연구를 가장 잘하는 회사들이 연구로부터 이익 창출은 가장 못한다'는 '실리콘 패러독스'의 도전에 직면했던 루슨트의 혁신 과정을 예로 든다.

특히 루슨트의 신규 벤처 그룹 사례를 통해 라이선스 계약 등 기술 이전을 통한 사업화 방안을 제시한다. 지식재산 관리에 관한 미국 기업들의 현황과 지식중개 등 지식재산권 활용 노하우도 알려준다. 또 산 · 학 · 연 · 관이 함께 협력하며 국가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곁들인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단순한 '오픈 마인드'로는 부족하며 '죽었다 깨어나는' 혁신전략을 세우고 이를 당장 실행하라는 것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