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09' 첫날인 3일 '아 · 태 지역 인적자원개발(HRD) 전문가 워크숍'에서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아 · 태지역 개도국 고위급 교육담당자들은 선진국의 인재양성 사례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강사로 초빙된 국내외 교육전문가들도 그동안 자국이 실시한 다양한 인재양성 프로그램과 미래를 위해 준비 중인 교육프로그램과 정책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렸다.

권대봉 한국직원능력개발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워크숍에서 에두아르도 부스티요 세계은행 매니저는 주제 발표를 통해 "급속하게 변화하는 고용환경에 맞춰 교육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70년대를 기점으로 단순 노동보다는 복잡하고 전문적인 능력으로 기업의 인력 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이 때문에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국민 간 교육 격차가 커질 경우 가난과 실업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12~16년간 받아야 하는 일반 학교교육은 평생 직장을 유지하는 데 충분치 못하다"며 "이제 교육은 젊은이를 위한 단순 직업훈련의 일환이 아니라 평생교육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리 패트리노스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03년과 2006년 PISA(OECD 국제학업성취도 비교평가) 순위를 비교하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패트리노스씨는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데 성취도 비교평가는 중요한 고려요소가 될 수 있다"며 "각국의 상황에 맞춰 참고할 평가 지표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베르타 베셋 세계은행 교육개발원 고등교육 컨설턴트는 세계 유명대학의 평가기준이 지닌 맹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학평가를 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최근 중국이나 독일,중앙아시아,중동 지역의 대학순위가 올라간 것도 이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자금투입에 따른 외향적인 발전이 아니라 교육성과에 따른 실질향상을 평가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것.

참석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하연섭 연세대 국제학부 학과장이 맡은 한국 교육정책에 대한 발표였다. 하 교수는 한국 교육의 변천사 및 각종 지표의 변화,특징 등을 도표로 나눠 설명했다. 그는 "초기 한국 교육정책은 우수한 교사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당시 교육예산의 3분의 2가 초등교육에 쓰이는 등 OECD 평균을 상회하는 교사의 임금 수준이 한국 교육의 성공 비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 교수는 직업교육 강화,고등교육의 선진화,대졸자들의 중소기업 기피 현상 해소 등 한편으로는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