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이 물을 아끼자며 국민들이 3분 안에 샤워해야 한다고 말해 빈축을 사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1일 텔레비전으로 중계된 내각 회의 도중에 물을 낭비하는 것은 범죄라고 언급한 뒤 "노래를 부르면서 30분 이상 샤워하는 사람도 있는데 3분이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경우 1분 안에 샤워를 끝마칠 수 있다며 "뜨거운 물을 욕조에 받아 사용하는 행동은 공산주의에선 존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3분 안에 샤워가 가능하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물 부족 때문에 물을 최대한 아껴 쓰고 있는 판에 샤워까지 간섭하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베네수엘라는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심각한 물과 전력 부족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 전력 생산의 70%를 수력발전소가 차지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기관들에 전력 소비를 의무적으로 20% 감축토록 지시하고 전기 절약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베네수엘라에 물과 전기가 부족한 까닭은 자연재해와 낭비 때문이 아니라 정부의 형편없는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리카르도 수크레 베네수엘라 중앙대 교수는 "정부가 국영화 이후 전력망 보수를 등한시하고 투자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의 전력난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