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는 좋아보이는데 할인 효과를 믿을 수가 없으니…."

SK텔레콤과 KT가 최근 발표한 휴대폰 통화 할인 서비스 'T존(가칭)'과 '쿡&쇼'에 대해 한 네티즌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두 서비스는 모두 휴대폰으로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쓰는 방식이어서 통신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다. 그런데도 일부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이 발표한 할인 효과를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SK텔레콤과 KT는 이들 서비스에 가입하면 각각 39.8%와 34.8%의 통화료 할인효과가 생긴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양사의 계산 방식을 들여다 보면 절로 머리가 갸우뚱거려진다.

KT는 쿡&쇼 할인율을 집계하면서 기준을 수시로 바꿔 적용했다. 할인액을 계산할 때는 월평균 통화량 170분(1만8360원)을 기준으로 했다가,할인율을 계산할 때는 월 평균 매출 93분(1만원)을 적용한 것.170분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할인율은 발표 수치의 절반인 18.9%로 낮아진다.

SK텔레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T존 가입자가 휴대폰에서 집전화로 거는 비중을 80%로,휴대폰에서 휴대폰으로 거는 비중을 20%로 가정하고 할인액을 계산했다. 일반적인 휴대폰 통화 빈도(휴대폰에 거는 비중 80%,집전화로 거는 비중 20%)와는 정반대다. 이렇게 따지면 T존 할인율은 11.3%밖에 안된다. 할인율을 높이기 위해 편의대로 가중치를 적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KT가 할인 효과를 계산할 때와 같은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KT가 썼다고 주장하는 기준은 오기(誤記)였던 것으로 밝혀지는 해프닝마저 벌어졌다.

T존과 쿡&쇼는 기존 서비스에 비해 통신비 절감 효과가 크다. 그런데도 개운치 않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이통사들의 무리한 포장욕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요금할인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물론 처음은 아니다. 과대 포장 탓에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운 게 한두 번이 아니다. 1년여 넘게 공들여 내놓은 서비스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과대 포장을 자제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