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를 유치해 차(CHA)의과학대학교를 2020년께 세계 10위권의 종합건강과학대학으로 육성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약대에 입학하는 학생 전원에게 기존 의대생과 마찬가지로 전학년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

박명재 차의과학대 총장(62 · 사진)은 "세계적인 줄기세포 연구기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차의과학대에 엔진을 하나 더 달기 위해 약대 유치를 추진 중이며 장기적으로 한의대,치대도 신설해 종합건강과학대학으로 면모를 갖춰나가겠다"고 20일 밝혔다.

그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파격적인 인재 육성안을 내놨다. △줄기세포 치료 △여성암 △장기이식 △뇌신경의학 등 8개 분야에서 최대 25명의 교수를 채용,2년간 해외 연수비 전액(2억원 상당)을 지원하고 4인 가족 왕복항공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의대 교수로 임용되면 5년 정도 지나야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데 뽑자마자 선진의학을 익힐 기회를 줘 차후에 크게 중용한다는 계획이다.

차의과학대의 이처럼 과감한 투자에는 이유가 있다. 강남차병원과 분당차병원이 조만간 증축에 들어가 규모가 커지는 데다 내년 초 약 5000억원을 투입,현 분당경찰서 및 분당보건소 터에 16만535㎡ 규모의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를 2013년 완공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판교테크노밸리에도 내년부터 약 1000억원을 투입해 GMP(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수준의 무균배양실,제대혈은행,면역백신연구소,인공장기연구소 등의 연구시설과 생명과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등을 입주시킨다는 청사진을 세워놓고 있다. 박 총장은 "중국 일본 동남아는 물론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줄기세포 연구 · 치료의 메카가 되려면 우수 연구진을 확보하는 게 필수 과제"라며 "패기있고 진취적인 젊은 의학자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하기 위해 이런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차병원은 의료관광을 활성화하는 글로벌 종합병원으로,분당차병원과 판교테크노벨리는 줄기세포의 세계 명품 의료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해 차의과학대가 인재 양성을 도맡겠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이 미래 의료를 바라보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암 · 뇌신경질환 등 인류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난치병을 줄기세포로 치료하고,인구 고령화를 맞아 젊게 살고 싶은 '안티에이징'열망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차병원에서 태어나 제대혈세포를 차병원 줄기세포 은행에 보관해놨다 문제가 생기면 이를 해동해 치료하고 나이들면 줄기세포 주사로 세포와 조직까지 산뜻하게 리뉴얼할 수 있는 토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차병원그룹의 꿈"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안티에이징과 관련,차병원은 내년 3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5940㎡ 규모의 국내 유일의 매머드 메디컬 스파를 만들어 줄기세포를 이용한 항노화치료,건강검진,피부 · 성형치료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박 총장은 약대 유치와 관련,"줄기세포 신약을 상품화하는 산업약사,글로벌 의료경쟁 시대에 필수적인 임상약사,차의과학대가 닦아놓은 의료산업 · 행정 관련 지식을 바탕으로 한 사회 · 행정약사 등을 두루 육성하는 특화된 약대를 지향하고 있다"며 "약대생에게도 의대생과 동등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총장은 참여정부 마지막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으며 지난 3월 일반 행정관료 출신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의과대학 총장에 부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