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매춘녀 블로그에 남성 279명 전화번호 올려

에이즈에 감염된 중국의 20대 매춘부가 복수를 위해 자신과 관계를 맺은 남성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허베이(河北省) 룽청(容城)현에 옌더리라는 20대 여성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까지 자신이 관계를 맺었던 남성 279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했다.

이 여성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블로그에 자신의 나체 사진을 올렸으며 자신의 신분증 번호와 집 주소는 물론 가족들의 사진까지 공개, 자신의 글이 사실임을 강조했다.

이 남성들의 전화번호는 누리꾼들에 의해 순식간에 인터넷에 유포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녀가 공개한 전화번호를 인육수색, 모 남성이 근무하는 회사를 찾아내 공개하는 등 그녀의 폭로는 곧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옌더리는 "집안이 가난한 데다 부모가 병들어 10살도 되기 전에 집을 떠나 돈을 벌어야 했다"며 "베이징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면서 매일 10여 명의 남성들을 상대로 매춘을 했고, 어느 정도 돈을 모아 손을 떼려 했는데 지난달 초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나는 이미 망가졌는데 나와 관계를 가진 남성들이 유유자적하게 인생을 즐기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화번호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녀는 "후회하지는 않는다"며 "나는 그들의 노리개였으며 나 역시 복수를 위해 매일 남자들에게 에이즈를 퍼뜨렸으니 억울할 것도 없다"고 담담해했다.

그녀가 공개한 전화번호를 통해 신원이 노출된 남성들은 현지 언론이 취재에 나서자 "베이징에 간 적도 없다"고 완강하게 부인했으나 일부는 "악질적인 보복행위"라며 옌더리를 비난했다.

이들은 에이즈에 감염됐을지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가족이나 직장에 알려질 것이 두려워 전전긍긍해 하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벌어진 일인데 이런 식으로 보복에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녀를 비난했다.

그러나 여성 누리꾼들은 "남성들의 비뚤어진 욕망 때문에 에이즈가 퍼지고 한 여자의 일생을 망친 것 아니냐"며 "남성들도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옌더리 편을 들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