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지역에서 휴대폰으로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이용하는 길이 열렸다.

이는 휴대폰 음성통화 '공짜' 시대를 여는 전조로 비춰져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6일(현지시각)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북미 이동통신사업자이면서 애플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는 AT&T는 아이폰으로 VoIP 서비스 스카이프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동통신 업체의 망을 통하지 않고도 다른 '저렴한' 경로로 통화하는 것을 허용해 준 것이다.

이번 조치를 통해 아이폰으로 인터넷전화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기만 하면 누구든 손쉽게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유선통신에서처럼 인터넷전화 간 통화료는 공짜가 될 가능성이 높다.

AT&T는 이같은 파격 조치가 고객들을 위한 결단이었음을 강조했지만, 이면에는 향후 음성통화보다는 데이터통화가 주된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한 발빠른 조치로 풀이된다.

AT&T가 유선통신 시장에서 인터넷전화에 밀리면서 얻은 '학습효과'가 이동통신 사업에서 적극 발휘됐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업계가 와이브로나 LTE(롱텀에볼루션) 기술을 기반으로 준비 중인 4세대 서비스 역시 데이터통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향후 음성과 데이터 통화 경로가 분리되는 수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가뜩이나 최근 요금 논란을 빚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 업계는 놀라움과 함께 당황스런 기색이다.

한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는 "데이터통화가 앞으로는 대세가 될 것이란 게 일반적 관측이었지만, AT&T가 이렇게 빠른 용단을 내릴 지는 몰랐다"면서 "음성통화료가 저렴해지겠지만, 산업 측면에서 봤을 때는 4세대 통신망 구축 등 투자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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