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스키 익스프레스'가 국내 게임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전투와 경쟁을 모티브로 하는 기존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감성을 중시하는 요소를 갖춘 데다 개썰매라는 흔치 않는 소재도 눈길을 끈다. 설원에서 썰매견과 호흡을 맞추다보면 동화 속 세계에 빠져드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지난달 11일 공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1주일 새 20만명이 몰렸고 동시접속자 수도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넥슨 내부 개발팀인 데브캣 스튜디오가 만든 이 게임은 감성,썰매견과의 교감을 강조하는 게임 전개 방식 때문에 여성 게이머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성 게이머의 비율이 20~30% 수준인 여타 게임과는 달리 이 게임의 여성 유저 비율은 50%에 이른다.

◆썰매견과의 감성적 교감

이 게임은 게이머가 직접 머셔(썰매꾼)가 돼 썰매견을 입양하고,이 썰매견들과 팀을 이뤄 함께 모험을 하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게이머와 썰매견은 단순한 주종관계가 아니다. 동반자이자 절친한 친구다. 이런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장치가 게임에 녹아있다. 특히 아름답고 현실감 있는 그래픽 덕분에 실제 설원 속에서 강아지들과 더불어 생활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 수백개의 조합을 통해 게이머가 개성있게 썰매견을 꾸밀 수 있어 그만큼 애착을 느낄 수 있다. 썰매견은 견종과 성격에 따라 서로 다른 능력치와 특기를 갖는다. 특이한 것은 게이머와의 친밀도에 따라 썰매견의 성장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썰매견마다 좋아하는 먹이가 다르고 배고프다는 등의 의사 표현을 하는 데 게이머의 대응 정도에 따라 친밀도가 달라져 썰매견의 성장 속도가 달라지게 된다. 게이머가 썰매견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호흡하느냐가 게임의 관건인 셈이다.


◆설원에서의 짜릿한 모험

이 게임은 전체적으로 여유롭고 평화롭다. 전투를 벌여야 하는 대개의 온라인게임과는 다르다. 아름다운 설원에서 아기자기하게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게임 속에서 기본적인 경제 활동은 교역을 통해서 이뤄지게 되는데 채광,보석 및 화석 수집 등의 활동도 할 수 있다. 사진 찍기,썰매 레이싱 등도 즐길 수 있다.

게임 속 스토리도 아기자기하고 섬세하게 구성됐다. 주인공이 어떻게 최고의 썰매꾼 후계자가 되는지,허스키 익스프레스의 세계가 왜 설원으로 뒤덮이게 되었는지 등에 대한 비밀을 밝혀 나가는 것이 게임 스토리의 큰 줄기다. 이 같은 스토리는 게임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면서 자연스레 알게 된다.

◆게임으로 애완견 키우는 재미 쏠쏠

이 게임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게이머들이 자신의 썰매견을 '아가''가족'이라고 표현하는 글들이 많다. 썰매견에 애정을 쏟고 있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펫(게임 내에서 주인공 캐릭터의 보조역할을 하는 애완동물)과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캐릭터명이 '뚱이사랑'인 게이머는 "평소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는데,직접 키우지 못하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게임 속에서나마 언제나 나를 기다려주는 강아지가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외에도 "아름다운 설원 풍경과 귀여운 강아지들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다"(캐릭터명 TACOS),"남자친구와 알콩달콩 즐기기에 최고"(캐릭터명 예오니)라는 등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게시판에는 게이머들이 직접 찍은 게임 스크린샷,팬아트,썰매견 사진 등이 다양하게 올라오고 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