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번째 신종인플루엔자 감염 사망자로 16일 확인된 63세 여성의 직접적인 사인은 호흡곤란과 '다발성 장기 부전'이다.

다발성 장기부전이란 폐나 간, 신장 중에 두 곳의 기능상실이 일어나 심하면 장기기능 장애로 사망에 이르는 상태를 말한다.

이 환자는 지난달 24일 처음 기침과 발열, 인후통, 근육통 증상이 발생했으나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있던 중 호흡곤란 증상이 심해져 5일째인 29일에서야 동네 의료기관을 찾아 신종플루가 아닌 폐렴으로 진단받았다.

환자가 해외여행이나 확진자 접촉이 없는데다 증상 전 마지막 외출이 22일 인근지역을 쇼핑한 것으로 나타나 신종플루를 의심하지 못하고 단순 폐렴으로 진단해 약을 처방했다.

환자는 이어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30일 다른 의료기관을 거쳐 같은 날 또 다른 병원의 응급실로 입원했다.

마지막 의료기관 응급실 도착 당시 환자는 저산소증이 심하고 폐에 물이 가득 찬 폐부종을 보여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항생제 투여를 받았으며 증상이 계속 악화됐다.

의료진은 특히 항생제, 항진증제, 스테로이드와 면역글로블린 투여로 호흡기 질환에 대해 집중적으로 치료하면서 폐렴치료도 병행했다.

그리고 증상 후 1주일째인 4일이 돼서야 처음으로 5일간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했다.

환자는 '신종플루→면역약화→세균침입→호흡기중증질환과 다발성 장기 부전'의 경로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세균성 폐렴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바이러스 감염되면서 전체 신체의 면역기능이 약화되고 외부 세균이 침입하면서 세균성 폐렴이 겹친 것으로 본다"며 "세균성 폐렴은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사망원인은 세균성 폐렴과 폐렴에 따른 합병증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자의 증상이 급속히 악화된 데는 환자와 의료기관의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이 환자는 대다수 사례처럼 경미한 증상에서 시작했는데 초기에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진료시점을 놓치면서 증상이 악화된 것 같다"며 "초기증상에서 진료까지 걸린 5일이라는 시간이 질병 악화에 큰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29일 처음 찾았던 의료기관에서 항바이러스제를 처음부터 투여했으면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을까 하는 견해도 나온다.

다른 원인으로는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금까지 신종플루 사망자들은 임산부나 비만, 천식환자 등 고위험군이 대부분이었고 국내 환자들도 증세가 경미했다.

그러나 국내 첫 사망환자가 급속도로 악화된 것은 병세가 위중한 새로운 변종에 감염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환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 후 사망 직전인 13일 검사결과 신종인플루엔자 A 음성반응이 나왔었다.

전 센터장은 "질병관리본부는 두 환자의 바이러스를 확보했다"며 "바이러스 변이 여부와 내성 여부를 검사해 결과가 나오는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