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자원 및 쓰레기를 에너지로 활용하려는 노력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정부는 폐자원 및 바이오 매스를 신 · 재생에너지 공급의 성과를 조기에 낼 수 있는 수단으로 정했다. 2013년까지 바이오 가스 등 쓰레기에서 추출하는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17%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2013년까지의 신 ·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율 3.78%의 83.9%에 해당하는 것이다.

쓰레기를 에너지로 만드는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SK에너지다. 이 회사는 쓰레기에서 바이오 가스와 매립가스를 추출하는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정부의 '쓰레기 에너지화' 정책을 앞장서 구현하는 회사다.

SK에너지는 울산광역시로부터 대기로 사라지는 매립가스(LFG)를 자원화하자는 제의를 받고 2002년 11월부터 매립가스 포집사업에 나섰다. 각종 생활쓰레기에서 배출되는 매립가스의 주성분은 열량이 있는 메탄이다. 쓰레기 더미 속에 추출공과 파이프를 심어 연결한 뒤 거대한 압축기의 압력을 높여 빨아들이면 매립가스를 모을 수 있다. 여기서 수분이나 분진 등을 제거한 뒤 곧바로 연료로 활용한다.

SK에너지는 울산시 성암쓰레기장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추출 · 정제해 판매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인근 도시 생활쓰레기 소각장 및 석유화학 공장의 산업용 보일러에 액화천연가스(LNG) 대체용 연료로 팔고 있다.

쓰레기 매립가스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수소 스테이션 프로젝트.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에 난지도 쓰레기 매립가스를 활용한 수소 스테이션을 지을 계획이다. 수소 스테이션은 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 연료를 충전하는 충전소를 말한다.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매립가스를 수소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수소 스테이션에 적용한다는 게 SK에너지의 구상이다.

그동안 쌓아온 매립가스 포집기술을 CDM(청정개발체제)사업과 연계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작년 12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공동으로 중국 랴오닝성 쓰레기 매립장을 공동 운영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르면 내년부터 랴오닝성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 가스(메탄) 포집 분량을 탄소배출권으로 확보하면서 매립 가스를 이용한 전기 생산 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공동기획
한경 KOTRA 딜로이트 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