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최고 기술자를 거친 마크 루코브스키가 또 다시 둥지를 옮긴다.

IT전문 블로그 테크크런치는 15일(한국시간) 루코브스키가 5년만에 구글을 떠나 또 다른 경쟁사인 VM웨어로 이직한다고 밝혔다.

VM웨어는 세계적인 정보관리·저장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생산업체인 EMC의 자회사로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다.업계에서는 '제 2의 구글'로 불리기도 한다.

루코브스키는 MS에서 16년간 재직하며 윈도 XP의 초기 버전인 윈도 NT를 개발, MS에서 '특별한 엔지니어'란 명칭을 얻은 최고 기술자로 통했다.MS의 '헤일스톰'(Hailstorm) 프로젝트를 설계할 당시에는 현대 '웹 흐름의 선구자'로 불리기도 했다.

구글로 이직한 후에도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의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등 핵심 인물로 군림했다.

테크크런치는 루코브스키의 이직 소직과 함께 MS 근무시절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발머 사이에서 벌어진 유명한 일화도 함께 소개했다.

그가 2004년 경쟁사인 구글로 이직한다고 하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발머는 급기야 사무실에서 의자를 집어던지고 욕설을 내뱉었다. 자사의 핵심 인재를 잃게 된 경영자로서 격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일화는 당시 구글이 워싱턴주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의해 밝혀졌다. 루코브스키는 법정 진술에서도 "발머가 제발 구글로는 가지 말아 달라고 했다"면서 "에릭 슈미트(구글 최고경영자)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구글을 부숴버리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가 설득당하지 않자 구글은 진정한 기업이 아니라 그저 카드로 만들어진 집일 뿐이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발머는 "이는 상황을 크게 과장한 것"이라며 "마크가 회사를 떠나겠다는 결심을 알렸을때 매우 실망스러웠으며 마음을 바꿀 것을 강력히 권했지만 그날 상황에 대한 마크의 진술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외신은 이어 "카드로 만들어진 기업은 여전히 굳건하게 존재한다"면서 "아마도 이 기업은 루코브스키의 시작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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