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가족들과 함께 서울의 한 특급호텔 패키지를 이용한 직장인 박상인씨(37)는 체크아웃을 하면서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2시간가량 호텔 비즈니스센터를 이용한 요금이 8만원 가까이 나왔기 때문.박씨는 "회사일로 급히 인터넷을 써야 했는데 당장 주변에 갈 만한 PC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이용했다"며 "30만원 가까이 내고 호텔에 투숙하는데 인터넷 사용료까지 바가지를 쓴 것 같아 억울하다"고 분개했다.

국내 특1급 호텔들의 비즈니스센터와 객실 인터넷 이용료가 턱없이 비싸 불만을 사고 있다. 13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18개 특1급 호텔의 인터넷 이용료를 조사한 결과,비즈니스 센터의 경우 1시간 이용료가 최고 3만9600원(그랜드 하얏트호텔)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비즈니스센터와 동네 PC방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같은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호텔이 동네 PC방(1시간 500~1000원)에 비해 40~80배가량 비싼 셈이다.

또 고객이 노트북PC를 가져가 객실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때도 이용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특1급 호텔들의 객실 인터넷 이용요금은 24시간 기준 2만~2만5000원으로 시간당 1000원 안팎이지만,문제는 단 1분만 이용해도 최소 요금단위인 1시간요금(1만1000~1만2000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리츠칼튼호텔은 1분만 사용해도 24시간 요금을 물리며 그랜드 힐튼은 30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은 40분 이상만 쓰면 24시간 요금을 요구한다. 반면 베스트웨스턴,롯데시티호텔 등 특2급 비즈니스 호텔들은 특1급 호텔에 비해 객실 요금이 절반에 불과하지만 비즈니스센터와 객실 인터넷 이용료가 무료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특1급 호텔의 인터넷 이용료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호텔 투숙객이 비즈니스센터를 2~3시간가량 무료로 이용하게 하거나 객실 인터넷은 무료 또는 이용시간별로 가격을 세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특1급 호텔 관계자는 "비즈니스센터에는 관리 직원이 상주하는 데다 이용 고객이 많지 않아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고 해명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