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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관음증·노출증… 본능과 성도착증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입력
2009-07-10 17:36:28
수정
2009-07-11 09:33:12
지면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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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스커트·구릿빛 근육…이성 관심 끌고싶은 기본 욕구
과도한 집착땐 심리상담 필요…'중용의 덕' 지키는게 최선
창문이 열려 있으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들여다보고 싶고 이성의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더욱이 노출의 계절인 여름을 맞아 많은 여성들이 가슴이 깊게 파인 옷,상체를 굽힐 때마다 언뜻언뜻 뭔가 보이는 것 같은 헐렁한 차림,찰랑찰랑한 짧은 스커트 등으로 뭇 남자들의 시선을 자극하고 있다. 남자들도 쫄티 같은 것을 입고 건장한 근육,구릿빛으로 그을린 어깨와 팔,탄탄한 가슴을 여성에게 각인시키려 한다.

인간의 노출 욕망과 이성의 신체에 대한 성적 관심은 인간의 본능이다. 만약 이 같은 욕구가 없었다면 현생 인류는 존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성은 여성의 벗은 몸,특히 성기나 유방 등 섹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위를 보고 쉽게 자극받는다.

변연계 등 뇌내 특정부위가 활성화되면서 성적 흥분이 높아지는 것이다. 외부의 적과 싸워야 하는 남자들이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 섹스와 관련된 여성의 신체 부위를 확인코자 하는 습성이 형성됐고 이것이 진화를 통해 본능화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공공생활에서 도에 넘치는 노출이나 훔쳐보기(peeping)는 어느 선까지 정상이고 어디를 넘으면 비정상 또는 병으로 봐야 할까. 이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요컨대 상대방에게 심한 불쾌감과 피해를 주거나 자신의 정상적인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병적인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노출이나 훔쳐보기가 자신의 성적인 만족을 채울 수 있는 주된 또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병적인 노출증 및 관음증(觀淫症) 환자라고 부른다.

관음증은 이성의 신체를 병적으로 엿보는 것이다. 정신질환 분류상 충동조절장애 및 성도착증의 하나로 흔히 '변태'라고도 한다.

노출은 기본적으로 이성의 시선을 전제로 한다. 그 밑바닥에는 이성의 관심을 유발하고 싶은 욕구가 깔려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으며 자신을 위해 노출한다고 말하는 경우에도 대개 이성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무의식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과도하게 노출한 여성이 많은 남자들의 시선을 받는 순간 불쾌감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쳐다보는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실컷 벗어놓고 좀 쳐다보니 얼굴을 찡그리다니! 왜 이런 역설이 생길까? 볼륨감 있는 몸매가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공공의 시선이 과도하게 '음흉'하다고 받아들일 때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은 인간은 '자율성'의 결과에 책임을 지고 '수치심'도 함께 발달한다고 논했다.

즉 자율성에 따라 과감히 노출에 나섰지만 그에 대한 음흉한 관심으로 인해 수치심을 느끼는 것이다. 한편으로 모든 인간은 타인과 적당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 멀어지면 가까워지고 싶고,가까워지면 멀어지고 싶은 것이 인간 본연의 마음이다.

노출하는 여자들의 심리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자신의 몸매에 대해 타인이 관심을 가져주고 인정해주는 것에는 만족하지만,한편으로는 자신의 심리적 경계 안으로까지 사람들이 침범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어서 양자 사이를 진자처럼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노출과 훔쳐보기가 모든 경우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한때 화젯거리에 올랐던 '바바리맨'은 남자의 노출 욕망을 보여준 가장 극단적인 사례다. 여성의 특정 부위를 심한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유심히 쳐다보거나 그것을 대중의 화제로 떠올린다면 성희롱에 걸릴 수 있다.

남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여자들의 노출이 자신에게 어떤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여성의 노출은 관심받고 싶은 욕구를 전제로 하지만 '의식적으로' 연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칫 실수하기 쉽고 심하면 '망상'에 빠질 수 있다.

여성들의 노출을 대화의 주제로 삼는,즉 '너무 밝히는' 남자들 중에는 의외로 내면에 여성 또는 섹스에 대한 공포가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레 두려움이 많아 일종의 '정면돌파'로 해결하려는 셈이다. 이런 남자들은 요즘처럼 성희롱의 개념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

내면에 어떤 문제가 도사리고 있는지 심리상담을 받아보면 불미스러운 일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병적인 수준의 노출증,관음증은 다양한 심리적 콤플렉스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정신과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하다. 노출이나 관음은 인간의 타고난 본능이지만 공공생활에서는'중용의 덕'이 필요하다.

강은호 교수 < 성균관대·삼성서울병원 정신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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