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부가티, 마이바흐 등 세계적인 명차 업체들이 내놓는 차량 가격은 듣기만 해도 현실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다. 대당 수억을 호가하는 이들 차량 중 일부 모델은 돈만 가지고는 살수도 없다. 수작업을 거쳐 생산되는 최고급 차량의 경우 한정된 대수만을 생산, 소유자들의 희소가치를 부각시킨다.

이들 '슈퍼카' 중 일부는 KTX보다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KTX의 대당 가격은 16억원 선으로, 20~30억원을 넘나드는 슈퍼카들에 비하면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다. 성능도 엇비슷하다. KTX의 최고 운행 속도는 400여km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허가된 최대 속도는 300km 남짓이다. 일부 슈퍼카의 비공식 최고 속도 기록은 390~410km정도다.

이탈리아의 '슈퍼카' 제조업체 파가니는 최근 판매가격 180만 달러(약 23억원)짜리 2인승 로드스터인 '존다 친퀘'의 생산계획을 발표했다.

이 차는 단 5대만이 생산되는 특별 한정판이다. 이 회사가 기존에 내놓은 레이싱 전용차 '존다 R'을 기반으로 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게끔 개발했다. 지붕개폐형인 이 차의 덮개는 하드톱이 적용됐으며 떼어낸 덮개는 앞쪽 트렁크에 수납할 수 있다. 차체 강화를 위해 틀을 카본 티타늄으로 제작했으며 무게는 1210kg이다.

엔진은 메르세데스-벤츠 AMG의 12기통 7300cc 엔진을 탑재, 최고출력 678마력을 자랑한다. 제동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제로백' 소요시간은 단 3.4초, 최고시속은 320km를 넘나든다. 변속기는 6단 시퀀스 기어를 탑재해 도로의 상황과 운전자의 성향에 맞게 5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기본 구성으로는 19인치 알루미늄 휠과 이탈리아 고급 타이어제조업체 '피렐리'의 타이어, 브렘보 사의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와 세무·카본으로 장식된 시트가 달려나온다. 이 차의 판매가격은 180만달러(약 23억원)로, 생산이 시작되기도 전 예약을 끝냈다.

스웨덴의 슈퍼카 제조업체 '쾨닉세그'는 한 해에 생산하는 차량 대수가 20여대에 불과하다. 최고급 스포츠카인 'CCX'와 레이싱버전 'CCXR'을 제작하고 있으며 대당 가격은 최고 140만 달러(약 17억8000만원)이다. CCX에 탑재된 8기통 엔진은 최대출력 800마력으로 제로백은 3.2초다. 차체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졌으며 최고 시속은 390km다.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애마로 유명한 폭스바겐그룹의 부가티 베이런은 말 그대로 '괴물'이다.

베이런에는 아우디의 8기통 엔진을 2개 연달아 붙여 만든 8000cc 16기통 엔진과 4개의 터보가 장착됐다. 최고출력이 무려 1001마력에 달한다. 제로백은 단 2.5초다. 가속 후 20초면 시속 322km에 도달한다. 최고속도인 시속 407km까지는 53초다. 출시 가격은 120만~150만 달러(약 11억~14억원)이지만 생산대수가 많지 않아 실제 거래되는 가격은 두 배 정도로 알려졌다.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도 등장, 눈길을 끌었던 미국 슈퍼카 제조업체 살린의 스포츠카 '살린(Saleen) S7'도 가격과 희소성으로 유명한 차량이다.

살린은 원래 포드사의 '머슬카' 머스탱의 전문 튜닝업체로 유명세를 얻은 곳으로, 자사가 개발한 차량이 미국과 유럽에서 열린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자 양산을 결정했다. 이 차는 철저히 사전 주문 형식으로만 제작되며 가격은 55만 달러(약 7억3000만원) 이상이다. 최신형은 750마력의 8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제로백은 단 2.8초, 최고 시속은 354km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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