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출신..'그바보'서 상철 역 호평
백성현 "황정민, 조승우 뛰어넘을래요"
5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으니 경력은 벌써 15년이다.

그런데 이제 갓 스무 살. 그저 거침없이 달려나가면 된다.

백성현이 최근 막을 내린 KBS 2TV '그저 바라보다가'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제2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해까지는 이렇다 하게 내세울 캐릭터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거듭난 것 같아요. 많이 배웠습니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 지수(김아중 분)의 혈기 왕성한 남동생 상철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누나를 보호하면서도 누나가 진정한 사랑에 눈을 뜰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는 상철의 모습은 믿음직한 남동생의 이상형이었다.

KBS 이응진 드라마국장은 "백성현이 누나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상철 역을 아주 잘 소화해줬다. 기대 이상이었다"고 칭찬했다. 5살 때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을 통해 데뷔한 백성현은 드라마 '해신'에서는 최수종, '천국의 계단'에서는 권상우, '다모'에서는 이서진의 아역을 각각 연기하며 성장해왔다. 모두 인기를 끈 드라마였기 때문에 아역인 그 역시 유명세를 탔다.

"성장기를 연기와 함께 겪었어요. 어렸을 때는 촬영장에 가는 것이 놀이터에 가는 느낌이었어요. 역할놀이를 하는 것처럼 마냥 즐거웠어요. 또 또래 친구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하는 기쁨이 있었고 일찍부터 넓은 세계를 볼 수 있어 좋았어요. 다행히 좋은 분들만 만난 덕분에 즐겁게 연기했고, 어머님이 길을 잘 잡아주셔서 무리 없이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백성현 "황정민, 조승우 뛰어넘을래요"
그 사이 181㎝의 훤칠한 대학생(중앙대 미디어영상학과)이 된 그는 최근 2년간 성인 연기자로의 과도기를 겪었다.

OCN '키드갱'과 시트콤 '코끼리'에 출연하면서 아역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워밍업을 했다.

그리고 '그저 바라보다가'를 만나 성인 신고식을 치렀다.

"'너도 이제 연기가 직업이잖아'라는 소리를 듣고 각오를 다져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간은 학생으로서 취미 정도로 연기를 했다면 이제는 직업으로서 프로답게 해야겠더라고요."

어려서부터 연기를 해오면서 베테랑들을 많이 만나 온 백성현은 그중에서도 조승우와 황정민을 닮고 싶은 선배로 꼽았다.

"영화 '말아톤'에서는 승우 형의 동생으로 출연했는데 그때 형을 보면서 처음으로 '나는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웃음) 그러면서 형과 많은 대화를 진지하게 나눴고 연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됐죠. 이번에 '그저 바라보다가'에서는 황정민 형을 알게 된 것이 행운이었어요. 연기는 물론이고, 남자 선배로서 꼭 닮고 싶어졌어요. 연기를 잘하면 상대방까지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요즘 방송국을 다니면 '잘 자랐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웃은 백성현은 "정말 이제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