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노조의 옥쇄파업 배후에 외부 좌파세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3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극단적인 파업 프로그램을 수립한 세력은 당사 직원이 아닌 외부 좌파 노동세력"이라며 "이들이 쌍용차 상황을 사회적 투쟁의 도화선으로 삼고 대정부 투쟁의 거점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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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정리해고에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지난달 21일 경기 평택공장의 출입을 완전 통제하는 옥쇄파업에 들어갔고 사측은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 관리인은 "노조가 도장공장 변전실 유류고 가스저장소 등 핵심 시설 및 위험시설을 불법 점거한 채 쇠파이프 갈고리 시너 죽창 화염병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며 "외부 세력의 종용으로 주요 시설물에 대한 폭발 또는 방화와 같은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인원의 희생을 종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만큼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박영태 공동관리인은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좌파 단체와 용산참사 대책위 등 외부 세력 10여명이 공장 안에 잠입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세제 지원 효과로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가 특수를 누렸지만 쌍용차는 노조 파업으로 4000대 이상의 계약 물량을 미출고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5월 말 기준 3793대의 생산 차질로 82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고,이달에도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1170억원의 매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이 관리인은 "노조의 공장 불법 점거가 계속되면 파산이 불가피하며,이 경우 희망퇴직자나 남은 직원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며 "법적 해고 확정일인 오는 8일 이후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투자자를 모색하고 있지만 구조조정이 완료되기 전에는 쌍용차에 관심있는 어떤 투자자도 접촉을 꺼리고 있다"며 새 투자자를 찾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창근 쌍용차 노조 기획부장은 "쌍용차 노조는 금속노조 지부로서 상급단체와 같이 행동하는 게 당연하다"며 "노조의 정당한 파업을 와해시키려는 사측의 음해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