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스크린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앞두고 미래 컨버전스(융 · 복합)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업체 간 치열한 싸움이 시작됐다. 애플은 '최소한의,극미의' 미학을 뜻하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무장한 MP3플레이어,휴대폰 제품 등을 내놓으며 콘텐츠를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노키아 등도 소프트웨어 사업에 진출하며 하드웨어와의 결합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혁신의 코드를 심어라"

스마트폰 '아이폰'으로 세계 휴대폰 마니아들을 열광시킨 애플은 소비자들에게 혁신의 문화를 전파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아이폰과 MP3플레이어 아이팟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사이트인 '앱스토어'는 지난해 7월 선보인 이후 빅히트를 치며 애플의 3스크린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까지 앱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게임,교육,지도 등 각종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간 횟수는 무려 10억건 이상이다.

애플은 장터만 열어 놓고 30%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아이폰,아이팟용 소프트웨어가 보급되면서 이를 사용하기 위해 애플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노키아,"더 이상 휴대폰 업체 아니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역시 "우리의 경쟁사는 휴대폰 제조사가 아니다"고 선언하며 최근 1~2년간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 페카 칼라스부오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휴대폰에 인터넷을 접목해 최고가 될 것"이라며 '노키아표 인터넷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휴대폰에 콘텐츠를 담지 않고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노키아는 휴대폰 기반의 지도,광고,게임 서비스를 담은 포털 사이트 '오비(Ovi)'와 소프트웨어 유통 서비스인 '모시(MOSH)'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세계 최대 내비게이션 업체인 나브테크를 인수하며 디지털 지도 사업 장악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컨버전스 전략 가속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유럽에서 휴대폰이나 PC에서 영화,TV드라마 등을 내려받아 볼 수 있는 '무비 스토어'(www.samsungmovies.com)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삼성 무비 스토어에서 다양한 비디오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아 PC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으로 전송해 언제 어디서나 보는 것도 가능하다.

하드웨어(휴대폰)와 소프트웨어(콘텐츠)를 묶는 삼성전자의 융합 전략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해온 애니콜(휴대폰),자이젠(PC),옙(MP3 플레이어) 등 3개의 웹사이트를 삼성모바일(samsungmobile.com)로 통합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