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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음식물 처리기가 지금은 혼수용 주방 가전제품의 필수품목으로 자리할 만큼 널리 대중화됐다. 몇 년 전부터는 아예 음식물 처리기가 빌트인으로 설치된 아파트도 생겼다. 하지만 난립하는 제품들 사이에서 '알짜'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타 가전제품보다 기술 장벽이 높지 않은 탓에 많은 기업들이 검증 없이 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산업용 호스부문 국내 1위 기업 ㈜포나후렉스(대표 한기신 www.ponaflex.co.kr)가 음식물 처리기 브랜드 '피오나'를 론칭,시장 재편에 나섰다. 30년 이상 고품질 제품으로 고객 감동을 실현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방에서의 골칫거리를 해결하는 도우미로 두 팔을 걷고 나선 것. 5년의 준비 기간부터 제품의 월등한 성능까지 동종업체와의 차별화를 전면에 내건 이 기업의 경쟁력을 들여다봤다.

지난 2월,㈜포나후렉스가 독자적인 음식물 처리기 브랜드를 선보이자 업계는 긴장했다. 30년 이상을 산업용 호스부문 국내 1위를 달려온 기업이 오랜 담금질 끝에 내놓은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첫 선을 보인 '피오나'는 예상한대로 기존 음식물 처리기의 성능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출시 전,외부 공인기관에 의뢰한 성능 비교 평가에서 처리용량 · 처리시간 · 감량률 · 탈취기능 면에서 모두 우수한 점수를 받았고,악취가스의 탈취효과 향상 등 관련특허만 7종을 획득했다. 이 회사가 기술 개발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음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먼저 '피오나'는 음식물 쓰레기 감량률을 높이기 위해 교반(攪拌) 열풍건조방식을 채용함으로써 음식물 처리능력을 배가시킨 것이 강점이다. 위에서 열풍을 쏘여 음식물을 가열하고 내부에 특수 제작된 칼날을 장착,회전시키면서 음식물을 위아래로 휘저어 섞어 건조시킨다. 때문에 단순히 말리는 기능의 제품과는 달리 처리 속도가 빠르다. 400g을 기준으로 약 1시간45분이 소요된다. 같은 용량에서 길게는 19~20시간씩 걸리는 일반 음식물 처리기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

당연히 전력 소모도 적다. 수십 시간씩 ON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없으므로 타 제품의 절반 수준 전력을 사용한다. 건조가 완료되면 대기전력 소모가 전혀 없어 추가적으로 소비되는 전력도 없다. 제품 관계자는 "요금으로 따지면 한 달 250W 소비가정에서 사용 시 추가 전기료가 5300원 남짓이기 때문에 비용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귀띔했다.

음식물 쓰레기는 최대 2.5㎏까지 처리 가능하다. 가정용으로는 국내 최대 용량으로 쓰레기를 자주 버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건조온도는 130℃ 이상으로 미생물은 물론 내열성 포자까지 완전히 죽이는 멸균 조건을 실현했다.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의 시험에서는 건조 전 음식물에서 1g당 2500만 개가 검출된 세균이 건조 후 81개로 나타나 거의 전멸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험은 식품의약품 안전청 고시 제2008-15호의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른 일반 세균 수 측정 방법에 의거해 실시했다.

그 밖의 외부 공인기관 성능 평가시험에서 감량화율은 80.32%,건조물 함수율은 4.42%로 나타났다. 보통 음식물 쓰레기의 수분이 90~92%인 것을 감안할 때 완전 건조의 수준이며,부피도 90% 이상 줄어든다.

가장 눈에 띄는 강점은 바로 냄새 정화 장치. '피오나'는 백금 촉매를 이용해 고온 탈취방식으로 냄새를 제거한다. 따로 냄새 제거용 부품을 교체할 필요가 없어 별도의 유지비용이 들지 않는다.

이 장치로 인해 초기 구입비용이 조금 비싼 편이지만 일반 제품이 정기적으로 몇 만원씩을 들여 냄새 제거용 부품을 교체하는 것에 비하면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 전자동 프로그램을 적용,시작버튼을 누르면 '가열-교반-탈취-건조-냉각'의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전자파를 억제하고 내전압 1250V를 견딜 수 있는 안전설계로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의 전기안전인증도 받았다.

지난해 9월에는 친환경 상품 인증까지 획득했다. 또 교반용기의 내부 표면과 교반날개,고정 칼에는 음식물이 잘 달라붙지 않도록 특수 코팅 처리를 해 소비자를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색상은 지난해 1월부터 한샘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 블랙 외에 올해부터는 전국의 자체영업망을 통해 골드와 실버 두 가지 종류로 출시했다.

원래 개당 49만5000원이 소비자가격이지만,올해 서초구청을 비롯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음식물류 폐기물 감량기기 설치 지원금 조례를 실시하면서 구입비의 50%(최대 20만원)를 지원받을 경우,2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포나후렉스는 2004년부터 음식물 처리기 개발에 착수했다. 창업자인 김 수 회장이 일본의 주방용품 메이커와 손을 잡고 연구를 시작하면서부터다. 2005년부터 부품개요도 완성,샘플기기 개발 등의 가시적인 연구 활동에 돌입했고 최종 완성작은 2007년 하반기가 돼서야 세상의 빛을 봤다.

"그동안 신뢰성 테스트,시험성적서 등을 받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는 김 회장은 "완벽한 검증을 통해 당당히 시장에 제품을 선보이고 객관적 평가를 거쳐 최고의 제품임을 인정받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의 '돌다리도 두들기는' 완벽주의 성향이 수준 높은 제품을 자부심 있게 시장에 내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사내 기술연구소에는 디자인 · 구조설계 · 탈취기술 개발 등 총 3개 팀으로 전문연구인력을 배치했고 외부 연구기관과의 협력관계를 구축 완료했다. 또한 신속한 AS를 위해 전국 영업소에 인력을 투입해 제품 마케팅과 관련한 터 닦기를 완벽히 끝낸 상황.

'피오나'라는 브랜드명은 한기신 대표가 직접 지었다. P(Pleasant),O(Own), N(Necessary),A(Appliance)의 뜻을 조합하면 '쾌적한 삶을 소유하기 위한 필수제품'이란 뜻이다.

향후에는 '피오나'를 음식물 처리기 업계의 소비자 만족도 1위 명품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한 대표는 "이제 출발선에 섰지만 꿈은 크다"며 "포나후렉스 하면 피오나라는 소리를 듣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다른 계획은 호스류 제품과 관련한 해외 생산기지를 마련해서 제품력을 세계로 널리 알리는 것. 최근에는 베트남 호찌민시 인근에 2만3100㎡ 면적의 공장 부지를 확보,공장 건립을 세부적으로 추진 중이다.

그동안 미국에 현지법인을 두고 호주,UAE,스페인,프랑스,일본,중국,영국,대만 등 40여 나라에 호스 제품을 수출해온 이 회사는 지난해 호스 업계 최초 1000만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다.

한 대표는 "올해는 호스 업계와 음식물 처리기 분야 양쪽에서 저력을 톡톡히 보여줄 계획"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인터뷰] ㈜포나후렉스 한기신 대표 "혁신경영으로 새 동력 장착, 도전하는 기업이 살아남지요"

"과거의 패러다임이 미래에는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대비해 지금은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블루오션을 발굴하는 '혁신경영'이 더욱 필요한 때입니다. 변화를 통해 새 동력을 장착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죠."

㈜포나후렉스 한기신 대표는 "종합 호스메이커로서 선두에 올라있지만 자만하지 않고 또 다른 분야에서 차곡차곡 성장계단을 밟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쟁자보다 먼저 도전하고 변화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명제를 반드시 확인시킬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 회사는 1977년 김 수 회장이 설립한 풍남산업㈜이 전신으로,2007년 상호를 ㈜포나후렉스로 변경했다.

현재 전자제품,편사제품,산업용ㆍ주방용ㆍ배관용 각 부문에서 특화된 호스 제품을 생산ㆍ공급하고 있다. "고객과의 신용은 영원하다"는 김 회장의 주문에 따라 늘 소비자의 입장에서 모든 제품의 품질을 정성껏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

남동공단,광주공단,천안공단 등의 각 사업장에서 제품 100만개당 불량품을 한자릿수 이하로 줄이자는 'Single PPM' 운동을 펼쳐온 것이 그 예다. 2001년 이 운동을 전개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업계 최초 은탑산업훈장을 받았고,2006년에는 인천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으로 품질경영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제2대 대표로 한 대표가 취임해 새로운 변혁기를 맞았다. 음식물 처리기 개발과 사업 추진에 역량을 집중한 것도 이때부터.

김 회장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해외 바이어를 담당하면서 기술개발 등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창업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한 대표는 평소에 김 회장이 강조한 인화(人和) 중심의 '인간 경영' 철학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사람이 조직을 끌고 가는 것"이라는 그는 "똑똑한 사람보다는 창조적 사고를 지닌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직원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화합과 지역의 산업평화정착에 이바지 한 노력으로 2003년에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으며,2007년에는 산업평화대상도 받았다.

한 대표는 향후 계획과 관련,"지속적인 성장과 이익을 바탕으로 내실있고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미래 성장 산업 진출,핵심역량 강화,글로벌 인재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