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수 있는 것은 가리지 않고 다 사겠다. "

부품강국 일본의 대기업들이 한국산 부품 · 소재를 구매하기 위해 대거 방한했다.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과 거래하는 중견 · 중소기업들의 기술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아진 데다 엔화 강세로 한국 제품들이 상대적으로 싸졌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가 1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일본 경제산업성 및 KOTRA,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와 공동으로 개최한 한 · 일 부품 · 소재 조달 공급 전시회는 일본기업들의 '바이 코리아 열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1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일본기업들은 지난해보다 10배가 넘는 153개 부스를 설치할 만큼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59개 일본 기업 및 업계단체 중 36개사는 한국산 부품 · 소재 구매를 위해 270여개 국내 기업과 600여건의 구매 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전시회에 처음 참가한 도시바 그룹의 마사히로 와치 조달과장은 "반도체와 전력시스템에 들어갈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방문했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이라면 무엇이든지 살 것"이라며 "특히 주목하는 회사는 삼성 LG와 같은 동종업계의 회사와 거래하는 협력업체"라고 말했다.

이미 성보P&T와 일본 코벨코크레인 간 수출계약 등 모두 2억8600만달러 규모(9건)의 수출계약이 성사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일본 미쓰비시전기는 7개 공장의 구매 담당자가 모두 참가해 냉장고 및 에어컨 부품,전철차량 부품,엘리베이터 부품,발전기기 소재 등 120여개 품목을 구매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및 환경 플랜트업체 도요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 수주에 필요한 설비와 자재의 공급을 맡을 국내업체를 찾아 제3국에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킨텍스에서는 이번 전시회와 함께 187개 국내업체가 참가하는 '2009 국제부품 · 소재 산업전'도 함께 열린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