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표정의 미세한 변화를 인식해 사람의 심리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포스텍(POSTECH)은 김대진 컴퓨터공학과 교수팀이 기쁨,화남,놀람 등 사람의 대표적인 네 가지 표정을 읽어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5일 발표했다. 영국의 대중과학 전문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1일자에서 '사람이 아무리 미세한 표정을 짓더라도 기계가 얼굴 표정을 읽어낼 수 있는 날이 곧 온다'며 이번 연구 내용을 소개했다.

기존의 표정 인식 기술이 극단적인 표정 변화만을 인식하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이 기술은 미세한 표정을 과장된 표정으로 변환할 수 있는 '모션 증폭(Motion Magnification) 기술'을 이용,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인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표정 변화에 따른 얼굴의 27개 특징점의 움직임을 이용해 표정을 읽어내는 기술을 개발, 20명을 대상으로 네 가지 미세 표정을 인식하는 실험에서 88%의 성공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의 표정뿐만 아니라 손짓,뇌 활동을 분석해 행동이나 감정 등의 요소를 이해하고 인지할 수 있는 '휴먼센싱(human sensing)'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휴먼센싱 기술은 생체 인식,스마트 홈 제어,재활 · 보건 의료 서비스,인간-기계 상호작용,비서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교육과학기술부의 WCU(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의 지원을 받아 로봇 비전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다케오 가나데 미국 카네기멜론대 로보틱스 연구소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안면 검출인식과 표정인식기술은 삼성전자로 기술 이전됐으며 옴니아폰과 햅틱폰 등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 등에 탑재돼 출시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독거 가정 환경에서 생활하는 노약자나 장애인의 움직임과 행동의 의도를 분석하고 이해해 로봇 등의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