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한 머리를 가진 물고기의 모습이 최초로 공개돼 화제다.

미국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간) 머리 부위를 덮은 피부가 투명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물고기 '배럴아이(barreleye)'의 사진을 공개했다.

1939년 처음으로 발견된 이 기괴한 물고기는 약 15cm 정도 길이의 작은 어종으로, 수심 2천 피트∼2천600 피트(약600~800m) 아래의 깊은 심해에서 작은 물고기나 해파리를 먹고 산다.

이 물고기의 가장 큰 특징은 머리 윗부분을 둘러싼 피부가 투명하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머릿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러한 구조는 칠흑같이 어두운 심해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개조된 것. 실제로 배럴아이의 신체는 이 놀라운 ‘투명헬멧(?)'과 더불어 햇빛이 차단된 심해 환경에 맞춰 설계된 듯한 부분이 많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관 모양의 민감한 눈. 이 독특한 눈은 투명한 머릿속에서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배럴아이는 바로 윗부분에 있는 먹잇감의 희미한 실루엣까지 쉽게 볼 수 있다.

해양생물학자들은 또한 배럴아이의 관 모양 눈이 빛을 모으기 매우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에 어두운 심해에서도 사물을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배럴아이의 초록색 눈은 해면으로부터 들어오는 햇빛을 걸러내 먹잇감이 발광하는 빛을 분간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배럴아이의 투명한 머리와 그 속에서 선명한 초록색으로 빛나는 관 모양의 눈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만 해양 연구소가 원격조정장비(ROVs)를 사용하여 2004년에 촬영한 것이지만,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스팀 이나연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