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인터넷TV(IPTV)로 유료방송 시장에 진출한 통신회사들에 맞서 케이블TV(SO)업체들이 디지털 케이블방송으로 반격에 나섰다. 디지털 케이블방송은 IPTV처럼 TV를 보다가 즉석에서 물건을 사거나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양방향 기능은 물론,영화 드라마 등을 주문형 비디오(VOD)로 볼 수 있어 서비스에 큰 차이가 없다. 케이블TV는 지역 사업자라는 한계가 있으나 채널 수에서 앞서는 점 등을 내세워 IPTV와 차별화하고 있다.



◆케이블TV,디지털 방송에 승부수

CJ헬로비전 씨앤앰 티브로드 등 케이블TV업체들은 작년 말 191만명이었던 디지털 케이블방송 가입자 수를 연말까지 300만명 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IPTV 사업자들이 현재 9만명 안팎인 실시간 IPTV 가입자를 연말까지 200만명 수준으로 크게 늘려 양방향 기반의 유료방송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005년부터 디지털방송에 뛰어든 CJ헬로비전은 작년 말 68만명이던 디지털방송 가입자를 연말까지 80만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씨앤앰은 작년 말 53만명에서 올해 75만명으로,큐릭스는 12만명에서 19만명으로,HCN은 14만명에서 28만명으로 각각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디지털방송에 소극적이던 티브로드와 CMB도 올 들어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전국 사업자인 IPTV사업자들이 자금력을 내세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면 기존 케이블방송 가입자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다"며 "IPTV에 버금가는 디지털 케이블방송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IPTV 사업자들은 올해 200만명 이상의 실시간 방송 가입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작년 11월 중순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KT는 현재 7만명에 불과한 가입자를 올해 120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달 말과 내달 말부터 각각 전국 서비스에 나서는 LG데이콤과 SK브로드밴드는 아직 사업계획을 확정짓지 못했으나 각각 40만명 이상의 가입자 확보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널수는 케이블,기능은 IPTV가 유리

IPTV와 디지털 케이블방송 등 양방향 유료방송 서비스 간 경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지게 됐다. IPTV는 전국에 서비스돼 어디서나 똑같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나 디지털 케이블방송은 지역별로 SO가 달라 서비스 내용도 조금씩 다르다. 이 때문에 사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선택 기준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요금은 큰 차이가 없다.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 통신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에 가입하면 둘 다 월 요금이 1만원까지 내려간다. 다만,결합상품 전체 요금은 케이블의 경우 3만원 안팎으로 통신사의 결합상품 요금보다 최대 월 1만원가량 저렴하다.

콘텐츠는 차이가 큰 편이다. 아날로그 유료방송을 기반으로 하는 케이블TV는 디지털 방송 채널수가 최대 160개에 달하지만 IPTV는 40여개에 불과하다. SBS골프 등 지상파 방송의 스포츠 채널도 IPTV에는 서비스되지 않고 있다.

영화 드라마 교육 등 VOD 편수는 6만~8만개로 비슷하다. 다만,고화질 VOD는 IPTV에 많은 편이다. 또 가족끼리 사진을 올리고 개인방송을 할 수 있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서비스가 용이하고 TV 등을 보다가 다양한 검색 결과를 찾아볼 수 있는 게 IPTV의 장점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