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가 임박한 노키아폰은 핵심 기능이 빠진 '반쪽짜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F는 '노키아 6210 내비게이터' 모델을 출시하기 위한 준비를 거의 마무리짓고 1분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노키아가 한국 시장 철수 8년만에 다시 도전장을 던지는 것이다.

복귀작 이름에서 나타나듯 '6210 내비게이터'는 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된 길 안내 서비스가 핵심 기능이다. 하지만 노키아가 지도 서버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어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이 금지된 국내 법 아래에서는 지도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글코리아도 이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 결국 국내에 별도 서버를 설치했으나, 노키아는 국내 서버 설치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결국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내비게이션 기능을 뺀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KTF 관계자는 "현행 법상으로는 국내에서 노키아의 맵 서비스를 할 수가 없다"며 "하지만 내비게이터 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노키아 모델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6210 내비게이터'는 노키아의 주력 모델이 아니며 40만~50만원대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월등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함께 도입이 논의됐던 6650모델은 비교적 저가 제품이지만 노키아와 이동통신사간 협상 과정에서 무산됐다.

현재로서는 국내 출시 대기 중인 노키아폰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의 전략상 처음부터 삼성전자LG전자와 겨룰 수 있는 주력 모델을 내놓고 공격적으로 싸우려 들지는 않는다"면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일반적인 제품을 우선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국산 폰과의 전면전같은 경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키아가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이지만 국내에서는 삼성과 LG라는 강력한 터줏대감들이 있는만큼 미지근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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