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운영체제 '매력'…삼성·LG·모토로라 등 출시 서둘러

2008년은 아이폰…올해는 구글폰의 해
'올해는 구글폰을 주목하라.'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지난해가 애플 아이폰의 해였다면 올해는 구글폰이 업계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구글폰은 구글이 만든 휴대폰이 아니다. 구글이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휴대폰을 통칭하는 말이다. 그래서 안드로이드폰으로 부르기도 한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구글폰은 대만 HTC가 생산한 G1과 호주의 전자회사인 코간테크놀로지가 내놓은 '아고라' 두 가지가 있다. G1은 인터넷 검색은 물론 지도 서비스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HTC는 이르면 이달 말께 G1의 후속작 G2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은 앞으로 안드로이드에 위치기반서비스(LBS)를 더욱 강화해 휴대폰 사용자가 어느 곳에 있더라도 주변의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같은 서비스는 지역 광고와 연계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는 소스코드(설계도)가 공개돼 있어 누구나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고,휴대폰 제조사도 그만큼 구글폰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구글의 개방형휴대폰연맹(OHA) 설립 때부터 참여해온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은 올 2분기 안에 구글폰을 개발,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구글폰은 위치기반서비스와 G메일(이메일),구글서치(검색) 등 대표적인 구글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될 전망이다. 모토로라는 페이스북이나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인맥 사이트' 이용에 특화한 구글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LG전자와 소니에릭슨도 경쟁 업체와 비슷한 시기에 구글폰을 내놓기로 했다.

구글폰은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해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의 설치,사용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일종이다. 구글폰이 활성화하면 노키아의 심비안이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심비안은 한때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아이폰(운영체제로 '맥 OS X' 사용)이 인기를 얻으면서 50%까지 점유율이 떨어졌다. 구글폰이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하고,아이폰의 인기가 지속되면 올해 말까지 점유율이 10~20%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구글폰의 활성화는 소프트웨어 업체에도 기회일 수 있다. 지난달 초 국내 게임회사인 게임빌은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패스 오브 워리어'와 야구게임 '베이스볼 슈퍼스타 2008' 등을 구글폰용 게임으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출시도 관심사다. 업계 전문가는 " 오는 4월부터 한국형 무선인터넷 표준인 위피(WIPI) 의무탑재 폐지로 진입 장벽이 무너졌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말께 국내에도 구글폰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