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랜드'란 나라는 없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 가운데 북극권 바로 남쪽,대서양 북부에 있는 아이슬란드는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리는 등 위기감이 더해가는 양상이다.

영국 옆의 섬나라 아일랜드도 정부 구제금융을 투입하는 등 심각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이슬란드(Iceland)와 아일랜드(Ireland)는 다 같이 섬나라이다.

이들은 모두 나라 이름에 '-land'를 포함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런 국명이나 지명이 꽤 많다.

잉글랜드,스코틀랜드,뉴질랜드,네덜란드,핀란드,자를란트,라플란드,그린란드….

이런 이름들을 유심히 보면 똑같이 '-land'로 구성돼 있지만 표기는 '-랜드'와 '-란드/-란트' 식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우리 외래어표기 규정은 '-land'형의 지명을 적을 때 영어권은 '-랜드'로,북유럽이나 동유럽권은 '-란드' 또는 '-란트'로 구별해 적는다고 돼 있다.

이는 외래어를 적을 때 현지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한다는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따라서 같은 '-land'로 끝나는 말이더라도 영어권은 '아일랜드,잉글랜드,스코틀랜드,뉴질랜드'가 되는 것이고 동구나 북구권은 '아이슬란드,네덜란드,핀란드,그린란드'처럼 구별해 적는다.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무심코 나라 이름을 아이슬랜드,아일란드, 스코틀란드,핀랜드 식으로 잘못 적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라 이름도 고유명사이다.

다른 사람 이름을 엉뚱하게 부르거나 틀리게 적으면 큰 실수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라 이름도 단일한 표기로 정확히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