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 '스크린' 등 3개 추가 … CJ도 '중화TV' 인수

케이블TV 가입자 1,2위를 다투는 태광과 CJ그룹이 콘텐츠사업에 해당하는 방송 채널사업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방송플랫폼과 콘텐츠를 동시에 거머쥐는 병행 전략을 통해 케이블TV 시장 내의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에서다.

◆채널 사업서도 맞대결

1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티브로드(가입자 280만여명)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는 태광그룹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영화·드라마 채널인 '스크린',여성 채널 '패션앤',다큐·리얼리티쇼 전문채널 '뷰' 등 3개의 신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등록했다. 이를 위해 계열사들이 공동 출자한 티캐스트(자본금 30억원)라는 콘텐츠 전담 법인도 설립했다. 이로써 이채널,폭스,폭스라이프,FX 등 기존의 4개를 포함,운영 채널수가 총 7개로 늘어난다.

가입자 258만여명인 CJ헬로비전을 계열사로 둔 CJ그룹도 지난달 콘텐츠 계열사 CJ미디어를 통해 중화TV를 인수했다. CJ미디어는 CGV,tvN,엠넷 등 이미 9개의 채널을 보유한 국내 최대 방송채널사업자로 이번 인수에 따라 채널수를 10개로 늘렸다.



◆IPTV 견제 등 다양한 노림수

태광과 CJ그룹이 콘텐츠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은 방송플랫폼에 해당하는 SO와 방송콘텐츠인 채널사업을 묶어 시장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SO와 PP를 병행하는 이른바 복수종합유선방송채널사업자(MSP) 전략을 펼치겠다는 것.

일반 PP들은 새로운 채널을 만들어도 경쟁이 치열해 방송을 송출하기가 쉽지 않지만 태광이나 CJ그룹은 자신들의 방송플랫폼(SO)에서만 틀어도 일정 수준의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태광,CJ 등 PP를 보유한 거대 MSP들이 서로 합의하에 상대방 방송에 교차로 채널을 틀어줄 수 있어 MSP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태광과 CJ그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이달 말 상용화를 앞둔 실시간 IPTV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방송 시장에 진입하는 통신사업자와 차별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들만의 고유 콘텐츠를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SO의 소유권역을 현행 5분의 1에서 3분의 1로 완화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효되면 태광과 CJ그룹이 군소 SO를 추가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방송국과 채널 등 케이블TV 전 분야에서 양사 간 대결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