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공연… 뉴욕서 선풍적인 인기 화제작
주당 티켓 매출 15억원 넘어… 국내서도 흥행 예감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뮤지컬 '위키드(Wicked)'의 오리지널 공연팀이 한국을 찾는다.

공연기획사 콘체르토 관계자는 23일 미국 최대 공연중개회사인 CAA를 통해 최근 '위키드'의 저작권을 갖고 있는 네덜란더오거니제이션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워낙 주목받는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으로 유치하려는 공연기획사가 많았지만 최종 계약은 콘체르토가 따냈다.

'위키드'는 고전 동화를 성인 소설로 재창조하는 데 솜씨를 발휘해온 미국 작가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1995년 소설 <위키드>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작가 L 프랭크 봄이 쓴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대체 왜 서쪽 마녀가 사악하게 그려졌는지를 설명해가는 것이 줄거리다. '오즈의 마법사'의 에피소드Ⅰ인 셈이다.

초록색 피부를 갖고 태어난 소녀 '엘파바'와 그의 금발 친구 '글린다'의 우정을 그리면서 '오즈의 마법사'에 나왔던 양철인간,사자,허수아비의 탄생 과정도 보여준다.

'위키드'는 2003년 10월 첫 공연을 시작해 브로드웨이 뮤지컬 매출 1위를 이어오고 있다. 동화같은 의상과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감성을 자극하는 음악 등으로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표를 구하기 힘든 공연이다. 작품성도 인정받아 2004년에는 토니상 9개 부문을 석권했다.


초연 이후 지금까지 1809석 규모의 조지 거슈인 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이 극장은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맞먹는 크기.티켓 매출도 주당 130만달러(약 15억원)를 꾸준히 넘기고 있다. 한 주에 8회 공연하기 때문에 회당 매출이 1억8000만원 이상이다.

한국에서도 공연기획사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10월 한 일간지에서 공연업계 주요 종사자 91명을 대상으로 '미공연작 중 브랜드 파워' 순위를 조사했을 때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다.

콘체르토 측은 마케팅과 무대 제작비를 제외하고라도 두 달 공연 기준으로 20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2009년,늦어도 2010년 전까지 공연을 올릴 계획이다. 정확한 공연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것은 오리지널팀에 관련된 계약은 성사됐지만 한국 내 라이선스 공연에 관한 협의가 안 됐기 때문이다. 객석 규모는 1000석 정도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LG아트센터나 충무아트홀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공연기획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위키드'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뮤지컬의 전형으로 내용도 코믹하고,음악도 귀에 쏙쏙 잘 들어오는 작품"이라며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관객에게 '먹힐'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