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기업인 간담회.."경제.경영 측면 견해 피력"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개성공단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북측 근로자 숙소 건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간담회때 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숙소 생활을 통한 북측 근로자들의 결속 강화가 기업 활동에 미칠 영향을 언급하며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은 수만명이 입주하는 기숙사를 지을 경우 어떤 일이 생길지 잘 판단해야 한다면서 근로자들의 집단화로 노사갈등과 체제간(남북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과거 한 현대 계열회사의 공장 옆에 사옥을 지었을 때도 유사한 문제가 있어 사옥에 일반인들도 입주토록 했던 사례를 소개했다고 이 참석자는 부연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개성공단 숙소 건설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기 보다는 고려해야할 요소를 언급한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대통령은 이념 문제 차원이 아니라 경제적 측면과 기업 경영 측면에서 견해를 밝히는 것이라고 전제했다"고 전했다.

남북은 참여정부 시절인 작년 12월 1만5천명 수용 규모의 개성공단 근로자 숙소 건설에 합의했지만 당국간 대화가 중단된 가운데 숙소 관련 논의는 현재까지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개성 시내 인력으로는 입주 기업들이 원하는 만큼 근로자를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 아래 신속히 숙소를 지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숙소 건설을 위한 당국간 대화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입주 예정 기업들은 이미 기존 입주업체들에 대한 인력공급이 지연되기 시작한 만큼 40여개 공장이 더 지어질 올 연말까지 기숙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인력난은 심각한 상황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하중 통일장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북이 우리가 요청한 인력 수천명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북은 기숙사를 빨리 지어주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는 중"이라며 "금강산 사건도 나고 민감하기 때문에 기숙사 문제를 선뜻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구정모 기자 jhcho@yna.co.kr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