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돌 맞아…끝없는 혁신·인재 제일주의가 성공 키워드
대기업병 우려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7일로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세계는 글로벌라이제이션에서 구글라이제이션으로 움직인다"(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 "구글은 인터넷에서 유행을 넘어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됐다"(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넷 사회의 심장을 맡는 회사"(니혼게이자이)라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는 구글의 시작은 초라했다.

스탠퍼드공대 대학원생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월 임대료 1500달러의 작은 차고에서 시작한 구글은 10년이 지난 지금 연 매출 166억달러(2007년 기준),시가총액 1420억달러의 인터넷 거인으로 성장했다. 지난 7월에 구글을 찾은 방문객만 약 7억2200만명.시장조사업체인 힛와이즈에 따르면 구글의 세계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은 70.77%로 2위 야후(18.65%)를 압도한다.

구글의 상호인 'google'은 '구글을 이용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검색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로 2006년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됐을 정도다. 윈도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구글은 검색시장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2001년엔 9·11 테러 이후 '구글 뉴스' 서비스를 시작하며 급증하는 뉴스 수요를 흡수했다. 또 2004년엔 1기가바이트라는 파격적인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이메일 서비스인 G메일을 개시했다. 구글은 2006년엔 동영상 공유업체 유튜브를,지난해 온라인 광고회사 '더블클릭'을 인수하며 성장동력을 계속 늘려왔다. 지난해 구글을 기반으로 한 휴대폰용 무선인터넷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발표하며 무선 인터넷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을 겨냥한 안드로이드 휴대폰은 다음 달 출시된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거인 MS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6년 10월 MS의 오피스를 겨냥한 무료 온라인 오피스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지난 2일 자체 웹브라우저인 '크롬'을 출시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크롬'의 출시는 "MS가 웹브라우저 독점을 통해 자신들의 서비스에 유리한 쪽으로 인터넷을 만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인터넷 콘텐츠 개발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슈미트 CEO(사진)는 "차기 미국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든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았던 오바마 후보가 인터넷을 활용해 강력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물리쳤는지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것"이라며 "구글은 인터넷 콘텐츠 개발과 관련한 많은 아이디어들이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최근 민주당과 공화당 전당대회 때 블로거들의 취재활동을 돕기 위한 각종 시설과 공간을 협찬했다.

구글의 거침없는 성장에는 혁신을 낳는 인재 제일주의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그러나 사원이 2만여명으로 늘어나면서 대기업병도 생기고 독점에 대한 사회와 산업계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어 향후 10년이 과거 10년 만큼 순탄할지는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성완/서기열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