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업계에 3차원(3D) 전자지도 경쟁이 불붙고 있다. 시장 1위 업체인 팅크웨어가 지난 3월 국내 처음으로 3D 전자지도를 선보인 이후 경쟁 업체들이 하나둘씩 3D 전자지도 개발을 완료하면서 시장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3D 전자지도가 비수기와 성수기 따로 없이 침체상황에 빠져있는 내비게이션 시장에 신규 수요 창출 등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D 전자지도는 운전자가 도로를 운행하면서 확인해야 하는 도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3D 입체영상으로 만든 것이다. 도로 주변의 건물이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화면에 나타날 뿐만 아니라 복잡한 고가도로도 입체적으로 표현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팅크웨어가 내놓은 3D 전자지도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K2'는 출시 이후 5개월간 월평균 1만대가량 판매되고 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3D 전자지도를 탑재한 내비게이션 제품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엑스로드와 엠앤소프트도 지난주 3D 전자지도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 공략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엑스로드는 이르면 이달 말께 3D 전자지도를 탑재한 내비게이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엠앤소프트도 오는 10월 2~3개 내비게이션 단말기 업체와 손잡고 신제품을 내놓는다. 파인디지털,시터스 등도 올해 안에 3D 전자지도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3D 전자지도가 탑재된 내비게이션이 2006년 선보인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내비게이션처럼 적지 않은 교체 수요를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D 전자지도 내비게이션의 올해 판매량은 18만대 안팎으로 내비게이션 전체 시장의 1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엑스로드 관계자는 "불과 2년여 만에 DMB 기능이 내비게이션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3D 전자지도의 확산도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3D 전자지도 적용에 따른 지도 업데이트의 유료화는 3D 전자지도 확산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팅크웨어는 3D 전자지도의 업데이트 비용으로 연간 2만원을 받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