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주최 측의 양해없이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SBS TV는 지난달 29일 오후 8시 뉴스에서 "28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비공개로 실시된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SBS 취재팀이 단독 촬영했다"며 카운트 다운과 함께 웅장하게 드러나는 축하무대,화려한 행사 모습 등을 2분가량 방영했다. 이후 리허설 장면은 중국과 호주의 웹사이트,영상 공유사이트인 U튜브 등을 타고 급속도로 퍼졌다.

이에 대해 국내외 언론들은 "올림픽의 핵심인 개막식을 몰래 촬영해 방송한 것은 취재 윤리를 어긴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외신들은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되는 개막식을 미리 공개하는 바람에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지적했다.

영국 텔레그라프 등 외신들은 "리허설에 어떤 언론도 초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이 몰래 촬영됐다고 믿는다"는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 신문선전부 순웨이더 부부장의 말을 인용,조직위가 SBS에 강력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도 "언론들은 개막식의 비밀을 지키려는 조직위 측의 모든 노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BS의 박재만 홍보팀장은 "엠바고가 있는 공식 리허설이 아닌 개막식 연습 장면이었다. 몰래 촬영이나 잠입 취재가 아닌 정상적인 취재 중 하나였다"며 "베이징 올림픽을 띄워주려는 의도를 곡해한 것 같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