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정권 실세 부인과 친척 등이 한 지붕 아래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때 화제가 됐던 갤러리 빌딩이 청담동 118-17에 있는 네이처포엠이다.

20개 정도의 갤러리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으로 유명한 이 빌딩은 미술계의 '파워'가 인사동 삼청동 등 강북에서 강남의 청담동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갤러리뿐만 아니라 대형 경매회사들도 청담동 일대로 모여들고 있다. 서울옥션과 함께 국내 양대 메이저 경매회사로 손꼽히는 K옥션은 작년 9월 청담동에 신사옥을 오픈하면서 대대적인 경매행사를 벌여 미술계에 화제가 됐었다.

경매장과 갤러리 등이 함께 모여 이른바 '아트타워'를 표방하는 엠포리아 빌딩도 유명하다. 도산공원 맞은 편에 위치한 지상 18층 규모의 엠포리아빌딩에는 미술전문 백화점과 갤러리 경매장 등이 모여 있어 갤러리 중심으로 구성된 네이처포엠과는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미술계의 중심축이 이처럼 강북에서 청담동으로 이동하게 된 데는 미술품 수요층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에는 50대 이상 재벌가 '사모님'이 주요 수요층이었다면,최근 수년 새 미술품 투자 붐이 일면서 주력 수요층은 30∼40대 젊은 부자들로 이동한 것으로 미술계는 보고 있다.

다만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이 일대 아트빌딩들의 임대료 수준은 청담동이 인사동의 아성을 완전히 무너뜨리는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