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BOSCH)와 손잡고 하이브리드카(HEV)용 2차전지 시장에 뛰어든다.

이에 따라 고유가 여파로 급성장이 기대되는 HEV용 전지시장을 놓고 국내외 전지업계 간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16일 보쉬와 하이브리드카용 리튬이온(Li-ion) 2차전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2010년부터 제품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순택 삼성SDI 사장은 지난 13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보쉬 본사에서 베른트 보어 자동차전장 그룹 회장과 합작사인 'SB 리모티브(LiMotive)' 설립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는 각각 1000만달러를 투자,오는 9월 지분율 50 대 50으로 국내에 합작사를 설립한다.

또 향후 5년간 모두 5억달러를 투자,국내에 HEV용 2만~3만평 규모의 공장을 건립한다.

삼성SDI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다.

천안 등 충청지역과 경남 일대가 유력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합작사인 SB리모티브의 초대 대표이사(CEO)는 삼성SDI 측에서 맡기로 했다.

휘발유와 전기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만 사용하는 차량보다 연비가 35% 이상 높다.

자동차 시동을 걸 때나 운행 중 속도를 높일 때 2차전지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2015년께 8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HEV용 2차전지 시장은 산요,소니,히타치 등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선 LG화학과 SK에너지가 미래 유망사업으로 골라 공을 들여왔다.

삼성SDI는 경쟁업체들을 뛰어넘기 위해 12년간 약 30만㎞를 주행할 수 있는 리튬이온 2차전지를 개발하고 있다.

이 전지는 현재 HEV에 쓰이고 있는 니켈수소(Ni-MH)전지보다 30% 정도 싸다.

부피와 무게가 니켈수소 전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해 차세대 HEV용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박영우 삼성SDI 전무는 "2010년부터 HEV용 전지 양산에 들어가 2015년까지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을 30%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도 HEV용 2차전지 시제품 개발을 마쳤다.

지식경제부가 5년간 393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LG화학이 개발한 이 제품은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HEV '아반떼'에 장착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충북 청원군 오창테크노파크에 있는 공장에서 2차전지를 양산할 계획이다.

앞서 LG화학은 미국의 3대 자동차 회사로 꼽히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으로부터 2차전지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2006년 업계 최초로 2차전지를 차량에 탑재하는 데 성공한 SK에너지도 2차전지 생산라인 건설을 계획 중이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