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도시 중 여행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하노이다.

직항편으로 연결되는 베트남의 수도여서라기보다 '바다의 구이린'이라고 하는 하롱베이와 연계해 찾는 이들이 많아서다.

최근 들어 중부 해안도시들이 주목받고 있다.

중부 최대의 해안 상업도시인 다낭과 다낭 인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후에 및 호이에가 그런 곳이다.


■베트남 중부 거점도시, 다낭

다낭은 베트남 중부의 거점도시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 해병 기지가 주둔했던 도시는 현재 중부지방 관광의 현관 역할을 하고 있다.

오행산이 필수 코스다.

다낭 시내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오행산은 5개의 높지 않은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 사람들은 각각 목·화·토·금·수를 관장하는 산이라며 오행산(五行山)이라고 한다.

전체가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블산이라고도 부른다.

오행산 중 물을 관장하는 투이손산이 제일 잘 알려져 있다.

투이손산에는 수많은 동굴에 불상이 모셔져 있다.

156개의 계단 위에 있는 정상 전망대에서의 조망이 좋다.

이웃한 4개의 산과 산기슭에 자리한 마을 풍경이 그림 같다.

산기슭 마을에 대리석 공방들이 있다.

산 동쪽의 7층 티엔무 탑은 세공이 아름답다.

다낭성당은 1923년 프랑스인이 세운 성당으로,다낭 건축물의 상징격이다.

특히 중세 유럽풍의 외부장식이 눈길을 끈다.

참 조각 박물관에 들러볼 만하다.

참파 유적에서 출토된 여러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황제의 도읍, 후에

후에는 베트남 최후의 왕조인 응우옌(1802∼1945년)의 성도였던 곳이다.

다양한 건축양식의 왕릉을 비롯한 옛 왕조의 흔적들이 구시가에 몰려 있다.

응우옌 왕조 왕궁은 1802년부터 1945년까지 13대에 걸쳐 이어진 응우옌 왕조의 왕궁이다.

높이 5m의 성벽으로 둘러싸인 왕궁 안에는 왕족의 저택과 사원들이 남아 있다.

대개의 관광객이 입장하는 왕궁의 정문인 남문 누각에 오르면 왕궁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

남문 정면에 베이징의 자금성을 본떠 지은 태화전이 있으며 태화전 왼쪽에 각 왕의 위패가 모셔진 사원 현임각이 있다.

후에 외곽 남쪽에 왕릉과 사원들이 많다.

카이딘 왕릉은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왕릉으로 1931년 완성됐다.

베트남과 유럽의 건축양식이 섞인 특이한 구조의 왕릉이다.

콘크리트 석상이 유럽인의 모습과 유사하다.

내부의 옥좌에는 청동에 금박을 입힌 카이딘 황제의 등신상이 있으며 그 아래 황제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민망 황제릉은 내외부 장식이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입구에 들어서면 초승달 모양의 인공 호수가 눈에 들어오며,황제의 공덕비가 세워진 정자 아래 쪽에 문무석 및 동물 모양의 석상들이 늘어서 있다.

■참파왕국의 성지, 호이안과 미손

호이안은 16세기 동남아시아의 주요 무역항 중 하나였다.

중국 색깔이 강한 도시로,낮은 기와지붕의 집과 옛 모습 그대로인 도로들에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일본인들이 세운 건축물도 곳곳에 남아 있다.

매표소에서 관람 티켓을 산 뒤 산책을 겸해 천천히 걸어다니며 구경하기 좋다.

호이안 역사문화박물관은 참파왕조(2∼17세기) 때부터 발전해온 호이안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쩐가사당은 베트남,중국,일본 양식이 뒤섞인 사당.응우옌 왕조의 관리였던 중국인 후손이 지었다고 한다.

이 집안 선조들의 유품도 전시돼 있다.

호이안에서 30㎞쯤 떨어져 있는 미손유적지를 빼놓을 수 없다.

역시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 있는 곳이다.

베트남전쟁 중 미군의 폭격으로 많이 훼손됐지만 아직도 70여 개의 건축물 유적이 남아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