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 로펌 대표변호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맨 먼저 찾는 변호사가 있다.

얼마 전 법무법인 지평에 합류한 한승혁 변호사(42)다.

한 변호사는 1996년 베트남 법무부로부터 한국인 최초로 변호사업 등록인가를 받은 베트남 전문가이며,최초의 한국인 출신 호주 변호사다.

한 변호사는 1997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베트남 현지 로펌 프리힐(Freehill)에서 일했다.

고합,해태,대우 등 국내 대기업이 베트남 현지 기업에서 받지 못한 미수금 2억여달러 중 약 1억달러를 끈질긴 소송 끝에 얻어내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국 기업들은 하역 후 물품대금을 바로 지급하는 신용장(L/C) 거래 대신 1년 후에 지급하는 유선스(usance) 거래를 선호했다.

그러다보니 미수금이 쌓인 데다 베트남 현지 기업들도 국제적 표준인 L/C 거래에 대한 개념이 없어 소송이 잦았다.

"L/C 거래에 대해 판사들이 전혀 몰라 일일이 다 가르쳐주면서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현지 변호사들 역시 공판만 담당했을 뿐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제가 가르쳤지요."

한 변호사는 이후 프리힐의 호주 멜버른 지사,국내 기업 유풍의 법률고문 겸 이사를 거쳐 2006년 1월에 다시 베트남 현지 로펌인 앨렌스 아더 로빈슨에 합류했다.

그곳에서 포스코가 베트남 남부지역 붕타우에 건설하는 1조5000억원짜리 규모 냉.열연공장의 사업 타당성 검토와 건립 과정 및 운영 등 모든 법률적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또 2006년 7월1일 베트남에서 새로 시행된 기업법에 따라 최초로 투자허가서를 발급받은 3000억원 규모의 금호타이어 생산공장 프로젝트도 지휘했다.

포스코건설의 베트남투자 프로젝트 역시 총괄하고 있다.

지평으로 건너온 이후에도 동남아 진출 기업으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는 이유다.

호찌민 상공인연합회 법률고문직 등을 수행하면서 그가 투자자문을 할 때는 방글라데시,라오스,태국 등 아세안 국가 기업인들이 그의 자문 내용을 '바이블'로 지칭했다는 후문이다.

호주 본드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고 고려대 법학과 석사과정을 최우수 졸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