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석유기술자들도 '귀한 몸'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유가로 인력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석유 관련 기술을 전공한 대학졸업생 배출은 10여년 이상 정체상태에 머물러 석유기술자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고 21일 보도했다.

석유 기술을 전공한 대학졸업생들은 관련 회사들의 애를 태우게 만드는 '뜨거운 투자상품(hot commodity)'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우수 졸업생들이 받게 될 연봉은 8만~11만달러.여기에 기업들이 뛰어난 인력을 스카우트할 때 주는 사이닝보너스(이적료)와 다른 혜택까지 합치면 종신재직을 인정받은 대학 교수가 부러워할 만한 대우를 받는다고 WSJ는 설명했다.

텍사스 A&M대학의 경우 최상위 석유기술 전공 졸업생들은 올해 평균 11만달러를 받고 석유회사에 취직할 전망이다.

이는 4년 전에 비해 66%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졸업생들도 4년 전보다 33% 오른 7만8000달러를 받았다.

일부 학생들은 2만달러가 넘는 사이닝보너스를 챙겼다.

이처럼 석유 기술 전공자들이 금싸라기 대접을 받는 이유는 석유회사들의 인력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에 대응해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모자라는 데다 설상가상으로 기존 기술자들이 에너지 관련 주식이 크게 올라 퇴직금이 많아지자 조기 은퇴를 택하고 있어 석유회사들의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인력 공급도 문제다.

1980년대 중반에 유가가 배럴당 12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많은 석유 기술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이로 인해 이 분야의 매력이 떨어져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급감한 뒤 인력 배출이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1983년 1만1014명에 달했던 미국 대학의 석유 기술 전공 학생 수는 1990년 1387명으로 줄어든 뒤 14년 내내 2000명을 밑돌았다.

올해는 그 수가 3710명으로 4년 전에 비해 배로 늘면서 198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석유회사들에 그나마 위안이 되고있다.

WSJ는 오클라호마의 석유회사 드본에너지가 시간당 32.5달러를 주면서 대학생 인턴사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비롯 석유회사들이 장학금 등을 앞세워 '기술자 입도선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