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내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의심이 되는 남자를 때리거나 죽이려고 덤벼든 뉴스를 매스컴을 통해 가끔 본다. 질투란 사랑의 한 형태로써 사랑하고 있는 상대가 자기 이외의 인물을 사랑하고 있을 때 일어나는 대인 감정 같은 것을 말한다. 남자 하나를 두고 여자들이 서로 사랑을 받으려고 애를 쓰거나 여자 하나를 두고 두 남자가 시샘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 일들이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본처인 사라는 이집트인 첩 하갈이 아들을 낳고 거만을 떤다고 죽음의 사막으로 내몬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신 헤라는 바람둥이 남편 제우스가 건드리는 여자마다 저주를 한다.

신라 진흥왕은 낭자들 가운데 아름다운 이들을 가려 원화를 삼았는데 어여쁨을 다투던 준정과 남모는 서로 시기하여 준정이 남모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한 뒤 강물에 던져 죽였다. 이로써 원화제도는 없어지고, 외양이 아름다운 남자를 뽑아 이름을 화랑이라 하였다.

요즘 TV드라마에 나오는 성종 비 윤씨의 질투 또한 볼 만하다. 성종이 매일 후궁처소에만 들르니 후궁에 대한 질투심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져 어느 날은 왕의 침소로 가서 오늘은 꼭 전하를 모시겠다며 성종을 끌어안으려고 하자 이를 피하려다 용안에 손톱자국이 나 중전 윤씨를 폐비시켰다. 사랑스럽지도 않은 아내가 오늘은 꼭 그걸 하고야 말겠다고 덤벼들면 기분이 어떨까?

시앗을 보면 돌부처도 돌아앉는 건 인지상정,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갖고 싶은 마음 때문에 상대뿐 아니라 자기 인생마저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랑하되 소유하지 않고 그리워하되 초라하게 매달리지 않는다면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나 말만 멋있지 막상 자기가 그런 상황이 되면 어려울 수 있다.

"우리 남편은 질투가 너무 심해요. 평소 잠자리도 자주 하지도 않는 주제에 어쩌다 남자랑 전화통화를 하면 무슨 말을 하나 들어보려고 귀를 가까이 대지를 않나, 휴대폰을 뺏어서 전화번호를 뒤지고 난리예요. 누구냐면서 꼬치꼬치 캐묻길래 그전에 조금 좋아했던 동창이라고 했더니 남편 얼굴이 아그리파(Agrippa) 석고상처럼 하얗게 굳어지더군요."

부부간에 시시콜콜한 질투는 월급봉투나 몸매를 비교 당할 때, 배우자가 남들에게 보여주는 애교, 스킨십, 친절함 때문에 생긴다.

"어떻게 된 게 우리 남편은 전혀 질투하지 않아요. 내가 동창 모임에 간다거나 나이트클럽에 간다는데 재미있게 놀다오라니 진짜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요? 날 사랑하지 않는 걸까요? 슬쩍 떠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질투가 그리운 사람도 있다. 무관심보다 낫다고 생각하니까. 부부가 살다 지루해질 때 불쑥 라이벌을 등장시켜 사랑을 확인한다면 너무 위험한 게임일까?

처음엔 사랑의 확인으로 시작되는 가벼운 질투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심으로 발전되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지독한 독으로 변해 마음까지 황폐해 질 수 있다. 여자의 질투가 활화산이라면, 남자의 질투는 휴화산이다. 여자처럼 파르르 떨며 쫑알대며 질투를 쏟아내는 대신 굳게 입을 다물고 질투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것뿐이고 한 번 터지면 폭발적이다.

질투는 사랑의 마술로 치료해야 한다. 남에게 베푼 사랑의 두 배, 세 배를 배우자에게 흠뻑 취하도록 베풀면 그게 명약. 올해는 다산의 상징 쥐띠 해, 쥐는 생후 6주면 생식능력을 갖추고 3개월마다 한 번씩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쥐처럼은 정력이 뻗치지는 못하더라도 올해는 속궁합을 살살 맞춰 가는 해로 정하고, 더 늙기 전에 떡두꺼비 같은 딸내미 하나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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