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세(wealth tax)' 폐지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일정 금액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리는 부유세는 주로 유럽 국가들이 과세해왔다.

스페인과 스웨덴은 수십년간 부과해온 부유세를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부자들이 과중한 세금 부담에서 벗어나 돈을 쓰고 투자를 많이 해야 경제가 좋아지고 세금도 더 걷힌다는 판단에서다.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등은 이미 부유세를 폐지했으며 프랑스도 자산 과세를 감면하기로 했다.

스페인의 경우 좌파 사회노동당 출신의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총리가 "내년 3월 총선에 승리해 재선하면 부유세를 폐지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제1 야당인 국민당도 지난 7월 부유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따라서 내년 3월 총선 결과와 관계없이 1957년 프랑코 독재 치하에서 도입한 부유세는 50년 만에 사라진다.

스페인에서는 자산 규모에 따라 100만명 정도의 부유층이 최고 2.5% 세율의 부유세를 내왔다.

스웨덴도 부유층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 60년간 유지해온 부유세를 내년부터 없애기로 결정했다.

스웨덴에선 국민의 2.5%에 해당하는 22만명의 부유층이 부유세를 부담해왔다.

이에 앞서 2000년 이후 네덜란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등이 부유세 부과를 중단했다.

1997년에는 독일과 아일랜드가 부유세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 부유세를 매기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 스위스 핀란드 등 일부 국가만 남았다.

이처럼 각국이 부유세 폐지에 나선 것은 과세를 피하기 위해 유로권 내 다른 나라로 국적을 바꾸거나 거주지를 옮기는 '절세 이주'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