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지방흡입술을 비만치료와 비슷하게 생각한다.

필요 없는 지방을 줄여주는 것은 동일할지 몰라도 비만 치료는 체중을 감소시켜 순환기질환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지만 지방흡입술은 보기 좋지 않은 몸매를 가다듬어 주는 것에 국한되는 게 사실이다.

성형 전문의로서 가장 난감한 질문 중 하나가 지방흡입술 후 체중을 몇㎏이나 줄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성형외과에서는 1회에 허용된 양의 지방만 뽑기 때문에 비만의 치료효과는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아무리 뚱뚱한 경우라도 실제 한 번에 뺄수 있는 최대 지방량은 2000∼3000㏄밖에 안되므로 무게를 달아봐야 얼마되지 않는다.

하지만 성형 전문의들은 지방흡입술을 하면 지방이 빠진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부분적인 살빼기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방흡입술은 매우 뚱뚱한 환자보다는 보통의 몸매를 가진 사람에게 더 효과적이다.

즉 비만한 사람은 아무리 지방을 뽑어봐야 티가 나지 않지만 평균에 근접한 체중이면서 특정 부위만 살이 많은 경우엔 그곳의 지방만을 집중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몸매가 예뻐지는 것을 실감할수 있다.

비만하지 않은데 배만 나왔다든지,허벅지나 팔뚝이 굵다면 시술하기에 딱 좋은 것이다.

더욱이 요즘엔 의상의 노출이 점점 심해져 어느 부위든 보기 싫은 곳이 있으면 부분 지방흡입술로 제거하는 추세다.

즉 뱃살뿐만 아니라 허리·옆구리·골반 주위로 튀어나온살,브래지어 끈 주위로 튀어나온 살,엉덩이 살까지 흡입해 없앨 수 있다.

흡입기의 발달로 미세한 양의 지방까지도 뽑아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수술방법도 과거에는 전신마취여서 환자들이 겁을 먹었지만 지금은 부분마취만으로 가능해 수술 후 통증이 현저하게 줄었고 빨리 회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분 지방흡입술은 어떤 측면에서 쌍꺼풀수술보다 간단하고 나이든 사람도 이렇다할 거리낌 없이 받을 수 있는 시술로 보편화되고 있다.

게다가 뽑아낸 지방을 얼굴의 빠진 부분에 주입하면 불필요한 지방은 사라지는 반면 푹 꺼져 어둡고 나이 들어 보이는 인상을 밝고 젊게 바꿀 수 있다.

지방흡입술은 비만을 치료하거나 몸짱을 만드는 수단이 아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수술 후 특정 부위의 살이 빠진 것에 용기를 얻어 슬림형 체격에 도전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지방흡입술 후 적게 먹고 운동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제니칼'처방을 원하게 된다면 또다른 지방흡입술의 효과가 아닐까.

/미고 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