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ㆍ흡연ㆍ음주ㆍ운동부족 등으로 전 연령대 골고루 분포

여성 질환으로 알려진 골다공증이 남성에게도 비슷한 비율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민용기 내분비대사내과·박윤수 정형외과 박윤수 교수팀이 2002년부터 5년 동안 이 병원에서 골밀도검사를 받은 4만7374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은 3만7086명 중 3.65%(1355명),남성은 1만288명 가운데 3.53%(363명)가 골다공증인 것으로 조사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골다공증이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연령별로는 여성은 50대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은 나이를 먹음에 따라 미소하게 증가했으나 여성과 달리 전 연령대에서 골고루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 교수는 "여성은 주로 폐경 후 여성호르몬 결핍에 의해 골다공증이 발병하고 남성의 경우는 노화,흡연,음주,운동 부족,칼슘·비타민D 섭취 감소,유전적 요인 등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골다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남녀 간에 연령에 따른 유병률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골밀도 기준(T-스코어가 -2.5 이하)으로 남녀 골다공증 유병률이 비슷하게 나왔다 해도 여성은 남성보다 골절의 빈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남성은 뼈의 폭이 넓고 두껍기 때문에 전신 골량은 남성이 여성보다 크고 남성의 골밀도가 여성에 비해 높게 측정되지만 몸통 골격의 부피는 남성보다 여성이 커서 남녀 간 유병률이 비슷한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남성의 골다공증 위험을 높이는 공적은 단연 흡연과 음주다.

흡연은 산소 공급 부족을 초래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 기능을 감소시키는 반면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위장관에서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남성호르몬의 분비 감소를 유도한다.

여성에겐 흡연이 에스트로겐의 생성은 억제하고 분해는 증가시켜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 감소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음주는 조골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소변을 통해 칼슘이 빠져 나가게 하므로 삼가는 게 좋다.

다만 1주에 여성은 14단위(1단위는 절대 알코올 8g으로 포도주나 맥주 1잔 정도),남성은 21단위 이내의 음주가 허용될 수 있다.

이 기준 이하로는 뼈에 해를 주지 않고 오히려 뼈질량 증가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갱년기에 접어들어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근력과 정력이 떨어지고 복부 지방이 증가하는 반면 골밀도 감소와 근육 위축이 초래된다.

이럴 경우 갱년기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남성호르몬을 투여할 수 있다.

그러나 남성호르몬은 부작용으로 부종 간기능장애 전립선질환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남성은 골밀도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모친이 고관절 또는 척추 골절을 겪었거나 장기간의 음주 흡연 및 스테로이드 사용,하루 4잔 이상의 커피 음용,저체중 또는 운동 부족,갑상선기능 항진증 등 전신적인 건강이 불량한 사람은 반드시 45세 이후 골밀도검사를 받아볼 필요성이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