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화단에 사진작품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림 시장의 활황이 사진작품에 옮겨 붙으면서 서울 인사동 청담동 화랑 20여곳에서 사진전이 마련됐다.

이달 중 시장에 선보인 작품만도 1000여점. 2005년 하반기부터 배병우를 비롯해 구본창 정연두 주병덕 등 인기작가 작품에 매기가 일기 시작해 올해는 전시 작품이 매진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열리고 있거나 열릴 예정인 사진전시회는 '배병우 개인전'(가나아트 갤러리.8월 중)과 '차이나 컨템폴러리 사진&비디오전'(가나아트 갤러리.7월8일까지)을 비롯해 강홍구 등 5명의 사진작가가 참여하는 '현대사진 스펙트럼'(트렁크 갤러리.7월22일까지),구본창 등 12명이 유명 연예인의 얼굴 사진 200점을 소개하는 '거울 신화'(아트선재센터.8월15일까지),배병우 작품전(갤러리2.7월7일까지),정연두 개인전(국립현대미술관.7월29일까지)'등이다.


◆뜨는 작가=국내 사진시장은 연 50억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미국 유럽 등의 수입 작품까지 합하면 100억원을 옷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적인 사진작가는 500여명. 이 가운데 배병우를 비롯해 김아타 구본창 정범태 주병덕 홍순태 한정식 육명심 김한용 김영수 최광호 임영균 김대수 강홍구 전인숙 김상길 백승우 정연두 권부문 김상수 등 20~30명의 작품이 활발하게 거래된다.

특히 상업화랑이 프로모션하는 배병우 백승우(가나아트갤러리),권두현 이은진(갤러리 현대),구본창 정연두(국제갤러리),권부문(조연화랑),김상길(PKM갤러리) 등의 작품 가격은 최근 급등하는 추세다.

배씨의 작품전을 마련한 서울 청담동 갤러리2는 일주일 만에 전시 작품 5점이 모두 팔려 1억~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가나아트갤러리는 다음 달 5일 문을 여는 부산점에서 배병우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배씨의 작품은 국내외에서 찾는 사람이 많아 2003년 점당 1000만원대였던 것이 최근에는 크기에 따라 점당 3000만~1억2000만원에 거래된다.

'생불(生佛)' 시리즈를 통해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무너뜨린 김아타씨 역시 미국 유럽 등 해외 컬렉터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최근 점당 6000만~7000만원을 호가한다.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상' 수상기념전을 갖고 있는 정연두씨의 작품은 지난해보다 가격이 2배 올라 올초부터 점당 1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달 공근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사진 작가 김수강씨는 점당 300만~400만원에 내놓은 작품 30여점이 매진됐고,권부문씨의 작품도 지난 5월 한국 국제아트페어 출품작 7점이 점당 1500만~2000만원 선에 모두 팔렸다.


◆전망.문제점=20~40대 영상세대를 중심으로 사진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확대가 예상된다. 또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현대식 건축물에는 그림보다 사진이 더 잘 어울린다는 점도 시장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다만 대부분의 사진작가들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제한 채 서양 사진문화를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갤러리 나우의 이순심 대표는 최근 사진작품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의 활황세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사진시장은 2~3년 안에 200억원 정도로 커지겠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시립미술관조차도 사진 전문 큐레이터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u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