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드르륵 드르륵' 돌리는 회전식 다이얼 전화기를 볼 수 없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길거리에 만날 버려져 있던 고리 모양의 캔 뚜껑은? 과거에는 익숙했던 물건들을 찾으려면 이제는 박물관이나 상상 속을 뒤져야 한다.

5일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최근 '25년간 사라진 것들 25가지'를 소개했다.

가장 대표적인 '옛것'으로 꼽힌 것은 다름아닌 실내 흡연.담배 연기 자욱하던 직장의 모습이 바뀐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이 건강 및 공중 도덕과 직결되면서 흡연자의 입지는 빠르게 좁아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술집과 길거리에서도 담배를 몰아내는 게 대세다.

향수 어린 물건들이 여럿 꼽혔다.

업무 공간을 차지하던 타자기(4위)는 컴퓨터로 대체됐다.

LP음반(5위)도 CD에 자리를 내줬고 카세트와 카세트테이프도 어느새 처분해야 할 물건이 됐다.

여행과 업무 시간을 장식하던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23위),DVD가 나오기 전 집안의 취미생활을 책임지던 VHS비디오(8위)도 먼지투성이로 전락하는 중이다.

편리해진 생활 저편에 사라진 물건들도 적지 않다.

번거롭게 다이얼을 돌려야 했던 회전식 다이얼 전화기(11위)는 버튼식 전화기에 자리를 내줬다.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공중전화 박스(9위)도 아무도 찾지 않을 운명에 처했다.

차창을 열기 위해 손으로 돌리던 레버(19위)도 손끝 하나로 작동하는 전자식 버튼으로 바뀌었다.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아 빠르게 사라진 상품들도 목록에 올랐다.

1985년 기존 코카콜라를 대체하려던 새로운 브랜드 '뉴코크'(6위)는 마케팅 역사상 최악의 실패 사례로 남았다.

2002년 나온 '코카콜라2'도 금방 자취를 감췄다.

환경 시대에 맞춰 사라져야 했던 것들도 없지 않다.

납 함유 가솔린(10위)이 정제 가솔린으로 대체됐다.

고리 모양 따개가 달린 캔 뚜껑(17위)도 볼 수 없게 됐다.

재활용을 위해 뚜껑이 분리되지 않는 캔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밀렵으로 거의 멸종된 서아프리카 검은코뿔소(18위)는 환경 시대의 씁쓸한 단면이다.

사라진 것은 물건만이 아니다.

1982년 '스릴러'음반으로 팝의 황제로 떠올랐던 마이클 잭슨(24위)이 그렇다.

어린이 성추행 혐의로 여러 번 재판대와 언론의 도마에 오르다 보니 그 영광도 과거의 것이 됐다.

최근 바레인에 살고 있다는 소식만 전해질 뿐이다.

1990년대 초까지 젊은이를 열광시켰던 대중문화의 또 다른 상징인 록밴드들의 장발(21위)과 가죽바지도 이젠 촌스러운 것이 됐다.

냉전 위협(3위)이 사라진 것은 다행이지만 교양(15위)은 없어져서 아쉬운 것으로 꼽혔다.

이외에도 택시 하면 노란색을 떠올리게 했던 뉴욕 택시 '체커 캡'(25위),주유소의 간식점(2위) 등이 순위에 올랐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