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야후 바이두 등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이 '네이버 따라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의 통합검색 지식검색(지식iN) 등을 벤치마킹한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보다 늦게 시작해 더 큰 효과를 보기도 한다.

국내에서 한글로만 서비스하는 네이버와 달리 더 큰 시장에서 더 많은 네티즌을 만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최근 네이버 통합검색을 본딴 서비스를 내놓았다.

구글 본사는 지난 16일 웹사이트,뉴스,비디오 등 각 분야별 검색 결과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유니버설 서치(Universal search)' 를 도입한 데 이어 21일엔 '100대 급상승 검색어(Daily List of 100 Fastest-Gaining Queries)'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니버설 서치'는 분야별 검색 결과를 한 페이지에 보여주는 일종의 통합 검색이다.

검색을 하면 웹문서만 보여주는 구글의 기존 방식과 크게 다르다.

종래는 이미지,뉴스,비디오 등 다른 영역의 검색 결과를 보려면 해당 영역을 클릭해 따로 검색어를 입력해야 했다.

구글은 공식 블로그(googleblog.blogspot.com)에서 '유니버설 서치'에 대해 "여러 소스에서 최상의 검색 결과를 뽑아내기 위해 적합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유니버설 서치'는 네이버가 2000년 8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통합검색'과 유사하다.

한국을 제외하면 카테고리별 검색 결과를 한 웹페이지에서 보여주는 검색 서비스는 구글의 '유니버설 서치'가 처음이라고 알려져 있다.

구글이 최근 선보인 '100대 급상승 검색어' 역시 짧은 시간 내에 검색어 입력 횟수가 높은 단어 리스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닮았다.

구글은 한국 포털업계가 지적한 '네이버 따라하기'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유니버설 서치는 카테고리별로 나눠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면서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결과를 보여주되 종전과는 달리 웹문서만이 아니라 이미지 뉴스 등도 함께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글의 '유니버설 서치'는 네이버의 '통합검색' 아이디어와 비슷하다는 것이 국내 포털업계의 일치된 시각이다.

즉 카테고리를 나누진 않지만 가장 연관성과 인기도가 높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통합검색 역시 검색어에 따라 다른 카테고리를 위에서부터 차례로 띄워 준다.

'네이버 따라하기'는 구글뿐 아니다.

이미 야후는 네이버의 '지식검색'을 본딴 서비스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야후는 네이버를 벤치마킹,4년이나 늦은 지난해에야 미국식 지식검색 서비스인 '야후앤서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월평균 방문자 수가 1억명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고 서비스 국가도 21개로 늘어났다.

중국 바이두나 시나닷컴,일본 야후재팬 등도 2005년부터 네이버 '지식검색'을 벤치마킹한 서비스로 호평받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메신저 포털 큐큐닷컴은 NHN 한게임의 플래시게임 사이트와 비슷한 형태의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야후 등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들의 '네이버 따라하기'를 지켜보는 네이버의 입장은 미묘하다.

서비스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선 뿌듯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진작 등록해 둘 걸' 하는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네이버 서비스 업체인 NHN 관계자는 "7년 전인 2000년부터 통합검색 서비스를 했지만 그때는 특허 신청은 생각도 못했다"며 "이제 와서 후회가 되지만 인터넷 서비스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데 만족하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