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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비즈 모델로 수입산 공세 맞서

거센 농업개방 물결 속에서 한국농업이 어떻게 하면 생존할 수 있을까.

1990년 경기도 이천지역 13명의 양돈농민이 모여 '조촐하게' 출발한 도드람양돈협동조합(조합장 진길부 www.dodram.co.kr)이 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도드람양돈협동조합(이하 도드람)의 돈육브랜드 '도드람 포크'는 국내 5대 브랜드 중 하나로 계열사 총 매출이 4000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맛과 신선도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도드람의 성공비결은 양돈농민들의 '공동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도드람은 세계 최고의 농업 선진국 덴마크처럼 농민이 주인인 회사다. 현재 전체 조합원이 1000여명에 달하며, 돼지 사육도시의 16%가 도드람의 조합원으로 이뤄져 있을 정도. 현장 경험이 풍부한 농민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 도드람의 생명력이다.

도드람의 두 번째 경쟁력은 농민의 목소리를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업형 협동조합 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도드람은 사료를 생산하는 ㈜DS,돼지를 도축하는 ㈜도드람LPC, 가공을 담당하는 ㈜바른터, 유통회사인 ㈜도드람푸드로 구성됐다. 특히 안산에 위치한 ㈜도드람LPC는 2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도축시스템을 완비했다.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및 품질경영 인증을 획득했다. 특기할 것은 각 계열사 모두 조합의 경영권을 갖고 있는 수평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양돈 산업의 역할분담과 수평적 계열화, 전문경영인 영입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즉,농가는 돼지를 잘 키우는 것에 전념하고 조합은 최적의 판매루트와 기술 제공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120여명에 달하는 석박사급의 두터운 전문인력도 도드람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농림부와 재경부는 농업기업 10곳의 경영혁신 사례를 발굴해 '농자천하지대박'이란 홍보책자를 공동 발간했다. 양돈 5대 브랜드 중 하나인 도드람은 경영혁신 사례 첫 부분에 소개됐다.

진길부 조합장은 "수평적 계열화는 뛰어난 육질의 돈육을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FTA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향후 무차별적인 수입산의 공세에 맞설 수 있는 도드람만의 핵심 경쟁력이다.

한편 도드람은 환경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조합의 양돈연구소는 현재 분뇨자원화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분뇨자원화 사업은 이천지역의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기름진 이천 쌀을 생산할 수 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진길부 조합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중국에 전진기지를 구축하는 한편 북한의 금강산 개성공단에 양돈장 지원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품질로 승부하는 알찬 농업결속체로 성장하겠다"고 전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