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스트레스는 도전과 창조의 원동력이다.

스트레스를 즐기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스트레스가 강해지면 호르몬 분비에 악영향을 미쳐 질병을 불러들일 수 있다.

인체는 위험한 상황에 맞부닥치면 대항하거나 멀리 도망가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런 반응은 인체에 피해를 주기도 하고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된 호르몬을 통상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한다.

인체는 위기상황에서 긴장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우선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작용해 부신수질에서는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 부신피질에서는 코티졸이 방출된다.

에피네프린은 심장박출량을 늘려 근육으로 공급하는 혈류를 증가시킨다.

노르에피네프린은 뇌의 시상하부, 전두엽 피질 등에서 분비돼 각성케 한다.

코티졸은 단백질을 분해해 포도당으로 전환시키고 뇌에 영향을 줘 가해지는 스트레스에 안심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하면 코티졸만 일컫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만성적 스트레스가 쌓이면 코티졸이 흉선과 임파선에서 내보내는 임파구를 감소시켜 면역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감기 등 감염성 질환부터 류머티스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 암 등 다양한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미국 등 일부 외국 심리학자들이 전체 질병의 50∼75%가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며 흡연보다 더 위험한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근거다.

또 에피네프린 네프린 코티졸 등의 스트레스 호르몬은 지속적으로 많이 분비될 경우 고혈압 비만 소화기궤양 당뇨병 피부트러블 불임 성장억제 면역기능억제 불면증 성기능저하 두통 등·어깨통증 근육긴장 등을 초래할 수 있다.

해결책 가운데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으로 잉여 스트레스 호르몬을 태워 없애는 것이다.

운동을 통한 에너지 소비와 주기적 호르몬 분비는 인체 기능 쇠퇴를 막고 성인병을 예방하며 면역체계를 단련시킨다

스트레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심을 버리고 의연하게 현실에 맞서는 것도 궁극의 현명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과다한 스트레스 자체가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한 인체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에 따라 뇌의 생화학 반응은 크게 달라진다.

좋은 생각을 할 때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나쁜 생각을 할 때 나쁜 호르몬이 나오게 된다.

뇌 편도체는 부정적 인식을 받아들이는 순간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자동차처럼 불안해하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상사 동료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시간을 혼자만이 즐기는 시간으로 여기는 식의 마인드 혁신이 필요하다.

세상사 일체유심조란 말은 스트레스 극복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남궁기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유범희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 스트레스에 관한 7가지 진실

▶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들수록 강해질 기회가 사라진다

▶ 스트레스는 신체적 이성적 감정적 성장의 원동력이다

▶ 인생의 고난은 미래의 전투에서 더 잘 싸울 힘을 길러준다

▶ 한계 넘어선 스트레스는 독.

점진적 스트레스 노출로 내성 키운다

▶ 스트레스에 부적응하면 훈련 부족 운동선수처럼 부상당하기 쉽다

▶ 운동스트레스 극복하면 정신적 스트레스 대처 능력도 향상된다

▶ 스트레스 후 재충전의 강약 리듬을 주면 스트레스가 약이 된다

출처:제임스 로어 저'유쾌한 스트레스 활용법 7'


# 스트레스 반응시 신체변화

▶ 뇌 심장에 많은 피를 보내려 맥박 혈압 상승

▶ 피부 소화기관 신장 간으로 가는 혈류는 감소

▶ 더 많은 산소를 얻기 위해 호흡이 빨라진다

▶ 적절한 상황대처를 위한 준비로 근육 긴장

▶ 신속한 판단과 행동 위해 정신 감각이 명료

▶ 에너지 공급 위해 혈중 당 콜레스테롤양 증가

▶ 상해시 출혈 대비 혈소판 혈액응고인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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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관심끄는 신종 호르몬

순환기병 예방 '릴랙신'

식사량 조절하는 '렙틴'

당뇨병 유발 '레지스틴'

◆릴랙신(relaxin)=분만할 때 골반 인대를 유연하게 이완시켜 자궁 경부가 수월하게 열리도록 돕는 분만호르몬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다양한 효과가 밝혀지고 있다.

심장 혈관 신장 폐 간 같은 내부기관이 손상을 입으면 콜라겐이 쌓여 해당 부위가 딱딱해지는 섬유증이 생긴다.

릴랙신1, 2는 이를 억제하므로 각각 울혈성 심부전, 고혈압, 만성신장질환, 천식, 간염 등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릴랙신3는 뇌에서 기억, 학습, 동기 부여, 식욕을 올리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를 선택적으로 막으면 식욕을 억제하는 비만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다.

◆렙틴(leptin)=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 '많이 먹어라''더 먹지마라''에너지(지방)를 저축하라''에너지를 저장하지 마라'등을 인체에 명령토록 한다.

혈액 내 렙틴 수치는 체내 지방량과 비례하며 비만할수록 높다.

수치가 높아지면 식욕을 억제하고 운동욕구를 증진시키게 한다.

그러나 비만한 사람의 뇌에는 렙틴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수치가 올라가도 둔감하게 반응한다.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아직은 렙틴을 이용한 비만치료제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아디포넥틴(adiponectin)=지방세포에서 방출되는 호르몬으로 당뇨병 동맥경화증 비만 등의 예방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

염증을 차단하는 성질을 지녀 혈관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조절한다.

아디포넥틴이 결핍되면 비만, 인슐린 저항성(인슐린이 정상 분비되나 수용체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않음), 당뇨병, 동맥경화증 등 대사증후군이 나타난다.

◆레지스틴(resistin)=지방세포에서 나오는 호르몬으로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해 당뇨병을 유발하는 호르몬으로 연구돼 있다.

박경수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당뇨병 환자의 레지스틴 농도가 정상인보다 1.9배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도움말=김철식 한림대 성심병원(평촌) 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