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디자인도 국가 경쟁력이다.'

한국과 일본의 서체 개발 현황과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제2회 '한·일 타이포그래피 포럼'이 22일 성균관대 새천년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체개발회사 산돌커뮤니케이션의 석금호 대표가 '근대 한글 활자 디자인의 흐름과 기업용 폰트 개발 사례',류현국 쓰쿠바기술대 교수가 '한글 신식 납활자의 변천',고미야마 히로시 사토타이포그래피연구소장이 '근대 활자의 개발과 아시아 지역으로의 전파',도리노우미 오사무 자유공방 대표가 '서체 디자이너 관점에서 본 좋은 서체의 조건'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참석자들과 토론을 가졌다.

이번 포럼에는 평일 낮시간에도 불구하고 600여명이 새천년홀을 가득 메워 서체 개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포럼을 주최한 석 대표는 "활자는 그 나라 문화 수준과 경쟁력의 척도인 만큼 활자를 보면 국가 역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세계적 문자인 한글을 갖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서체 개발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글 서체시장 규모는 연간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미미한 편.일본의 시장규모는 우리의 10배 정도로 서체 관련 연구도 크게 앞섰다.

알파벳을 이용해 개발한 서체만 5만~7만여종에 이른다.

이에 비해 한글 서체는 2000여 종에 불과하다.

석 대표는 "국민과 기업들이 아직 활자 디자인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국 상품을 구입할 때 그 제품의 디자인과 활자에도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이 인정한 한글이라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글 서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덧붙였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